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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탐사 treasure exploration/국내 여행

일상 탈출, 주문진 바닷물속 자연산 돌미역 획득

by Asparagus 2025.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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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7일 금요일 맑음
아침을 먹다가 문득 문막 휴게소에서 구입했던 모모 상품이 생각났다. 남편에게 말했다.
"아직도 그 상품이 있으려나요? 언제 주문진 놀러 가면 문막휴게소에 꼭 들러요."
"응? 뜸 들일 필요 있나? 아침 숟가락 놓자마자 바로 떠나면 되지."

이렇게 해서 갑자기, 무계획적으로 집을 나섰다.

대관령 스카이라인

설거지 급히 끝내고 자몽 한 개, 오이 한 개, 생수만 챙겨 승용차로 영동 고속도로를 달렸다. 문막 휴게소에 일부러 내려 구입하고픈 상품을 찾았더니 점포 자체가 사라지고 없었다.  '세상사 다 변하는 거지.'

대관령  청정 지역 공기존을 지나

주문진을 향해 달렸다.

북강릉 인터체인지 입구

주문진 수산시장에 들러 십오 년 단골대게 가게에 갔다.

기억력이 잘못되었나? 수산시장을 다 둘러봐도 가게를 찾을 수 없었다. 휴대폰 전화도 받지 않았다. 수소문했더니 2023년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현재 직장 다녀서 전화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집에서 챙겨간 도토리 가루와 산야초 진액 담은 병을 주변 상인에게 전달해 달라고 맡겼다.

일껏 바닷가에 갔지만 점심은 복지리를 시켰다. 여름철 회는 비브리오 패혈증이 염려되어 사절 ㅠㅠ

복지리는 맛있게 먹었지만, 밑반찬은 젓가락이 가지 않았다.

느긋이 점심을 먹고 주문진 해변가를 드라이브했다. 모래사장이 보이고 바닷속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들어가서 무엇을 잡고 있었다.
'뭐지? 제주 하얀 모래 해변가처럼 비단조개를 채취하나? 그럼 나도 동참해야지, '
해변가 도로에 주차하고 바닷가로 갔다. 가까이 가서 보니 사람들이 바닷물속에서 자연산 돌미역을 건져 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친절하신 아저씨 한 분이 커다란 양파망 한 개를 나에게 주셨다. 바닷물에 들어가서 돌미역을 건져서 담아라고 했다.

자연산 돌미역을 바닷속에서 건져 올리라니? 너무도 신기해서 입은 옷 그대로 바닷속을 걸어 들어갔다. 진짜 바닷속에는 시커먼 물체들이 뭉쳐져 파도에 이리저리 밀리고 있었다.

발가락으로 미역을 잡아 물 위로 띄우고 손으로 건져 올렸다.

행운은 떼로 몰려왔다. 물때가 썰물이어서 바닷물이 조금씩 밀려나고 있었다. 파도도 없고 바닷물도 깊지 않으니 미역 채취도 원 없이 하고 수영도 맘껏 할 수 있었다.

바닷속은 온통 시커먼 자연산 돌미역 천지였다.

물속 발레를 하듯 발로 미역을 연신 차올리고 손은 미역을 건졌다.

건지고

또 건지고

한 시간 남짓 한 포대나 건져 올렸다. 아침에 급히 집을 떠나면서도 혹시나 싶어 타월과 여벌옷을 준비한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집으로 오는 하늘엔 음력 6월 초사흘 초승달이 떠 오르고 있었다.

가끔은 무계획으로 일상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임을 새삼 깨달았다.    오밤중에 바닷물에서 건져 올린 미역을 남편과 즐겁게 손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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