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년 차 텃밭 가꾸기
지난 4월 한 달 동안 아파트 근처 건강원에서 나오는 각종 한약 찌꺼기들을 모아서 텃밭으로 공수했어요. 일주일마다 승용차로 두 시간 반 거리인 아파트와 전원을 왔다갔다하며 실어 나르느라 한동안 차 속에는 온통 이상야릇한 냄새가 나서 혼이 났어요.
세월이 가니 차 속의 냄새는 사라지고, 텃밭은 건강원 축소판이 되었습니다. 텃밭 땅에게 보약 찌꺼기 먹인 증거가 차츰 드러납니다.
1. 이게 뭘까요? 바로 2년째 자라는 식용 아스파라거스입니다.
아스파라거스 열매입니다.
저도 이런 씨앗을 촌서기님이 보내 주어서 심은 것이어요. 다 익으면 까맣게 변합니다.
아스파라거스 밭 - 밑거름을 많이 하면 내년 봄에 아스파라거스 새순이 튼튼하게 올라온다네요. 귀찮지만 건강원에 가서 다시 한약재 찌꺼기를 공수해야겠어요.
2. 양배추를 꼭 한번 심어보고 싶었습니다.
모종 세 포기를 사서 심었는데, 벌레들이 수시로 식용하고 있네요.ㅠㅠ
벌레가 다 뜯어먹기 전에 얼른 결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자라는 양배추
3. 겨우내 먹고 남은 감자에서 싹이 튼 것을 심어 보았어요.
감자꽃이 피었습니다
감자꽃이 이렇게 눈부신 줄 몰랐습니다.
흰꽃 핀 건 보나마나 흰감자라잖아요? 흰감자 심었어요.
4, 이건 뭘까요? - 차로 끓여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는 결명자입니다.
친정 어머니가 씨앗을 주셨는데, 발아된 잎이 너무 어여쁩니다. 오늘, 내일 사이 모종을 해야할텐데...
5, 이건? 샤르님이 보내주신 싹튼 고구마를 통째로 밭에 심었더니 싹이 이만큼 자랐습니다.
얼른 자라야만 고구마 줄기를 잘라서 심을텐데...
6, 땅콩을 심었더니 까치가 3/5은 다 파 먹었어요.
땅콩 꽃이 아주 샛노랗습니다.
노랑 나비가 앉은 것 같아요.
7.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입니다.
녹두를 난생 처음 심어 보았어요. 30알 정도 심어놓고 잊어버렸는데, 이렇게 싹이 터 올랐을 때 잡초인 줄...
몇 개를 뽑아내다가 줄 맞춰 난 것이 이상해서, 생각해보니 제가 녹두를 심어놓고 까맣게 잊었더랬어요.
8. 겨울에 새싹 채소 사서 먹으며 종류 별로 몇 개씩을 화분에 심었다가 텃밭으로 옮겨 심었어요.
꼬투리가 참 통통합니다.
무씨앗이 되겠지요?
9, 여름철 멸치 넣고 된장 조금 넣고 이것을 넣으면 맛있는 아욱된장국이 되지요.
지난 해는 너무 빽빽히 심어서 맛이 별로였어요. 올해는 드문드문 심었더니 아욱잎이 호박잎만큼 커졌어요.
10. 배추를 잘 키워서 여름 김장을 하려고 씨앗을 뿌렸어요.
그런데 왜 배추가 모두 꽃대가 올라온답니까? 모종 배추도 마찬가지로 꽃대가 자랍니다.
11. 찰토마토 모종 세 개를 사다 심었어요.
벌써 이렇게 주먹만하게 굵어져 있습니다.
모종 세 포기가 열 포기로 불어났어요. 토마토 곁순을 따서 땅에 꽂아 놓았더니 모두 다 삽목이 된 것입니다.
12. 이건 뭘까요? 세상에 호박이 한약 찌꺼기를 제일 많이 먹었나 봅니다.
잎이 얼마나 풍성한 지... 연 잎보다 더 크게 자랐어요.
13. 비타민 모종을 사서 한 달간 부지런히 잎을 잘 뜯어 먹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모종마다 꽃이 피더니 씨앗을 매달아 놓았어요.
저 많은 씨앗을 오늘 홀라당 다 뽑아내었습니다.
14. 이천원 주고 구입한 오이 모종 여섯 포기
두 주일 전부터 따먹기 시작했어요.
얼마나 주렁주렁 잘 달리는지....
15. 고추밭엔 고추가 길쭉길쭉
한약재 찌꺼기를 먹어서 그런지 고추가 얼마나 아싹아싹하고 맛이 나는지...
16. 와우, 파프리카입니다.
세상에 얘도 한약재 찌꺼기는 저 혼자 다 먹었나 봐요. 어른 주먹만하게 자라는 중입니다.
파프리카는 50일 정도 있어야 색깔이 난대요.
17. 가지가 빠져서는 안되겠지요?
보라색 가지꽃이 참 얌전히도 피어나고 있어요.
가지도 고추처럼 꽃이 떨어지면 바로 가지가 달립니다. 기특한 것
18, 강낭콩을 얹은 밥이 정말 맛있어요.
강낭콩 마지막 꼬투리입니다.
19, 요즘 상추 때문에 사는 것 같아요.
씨 뿌린 후, 옆집 고양이가 다 파헤쳐 놓은 바람에 드문드문 자란 상추, 오히려 더 큰 잎이 되어 더 좋았어요.
20. 지난 해 수박을 먹고 씨앗을 보관했다가 밭에 뿌려 보았어요.
세 포기가 잘 자라는 중입니다.
모종 한 포기 구입한 수박은 벌써 이렇게 수박이 달려서 자라고 있어요.
한 포기에 벌써 수박 두 개가 결실을 맺었어요.
얘는 세 번째 달린 수박인데, 한 포기에 몇 개를 키워야 하는 지...
수박 수꽃입니다.
21. 참외가 빠지면 여름 텃밭이 섭섭할까봐...
달랑 모종 한 포기를 심었는데, 벌써 이렇게 참외 하나가...
참외 두 개가...
두 개 찾았어요?
22. 이것도 새싹 채소 먹다가 키운 것인데, 쌈추인 것 같아요.
벌레가 쌈추인 줄 모르나 봐요. 아주 깨끗하게 자라는 중입니다.
잎이 쓩쓩하지만 벌레가 이 정도 뜯어먹으면 고맙지요.
23. 케일 24. 보라 잎겨자
텃밭에서 본 우리 집.
무공해 텃밭을 가꾸며 하루해를 보냈습니다.
축구가 이겼으면 좋겠어요.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 > 텃밭 식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수박 첫수확하다. (0) | 2010.07.17 |
---|---|
지난 3개월간 근면함이 가져다 준 텃밭 선물 (0) | 2010.07.09 |
붉은 감자 캐다. (0) | 2010.06.26 |
딸기가 익어가는 계절 (0) | 2010.06.24 |
생채 쌈으로 먹는 당귀, 사랑 마크로 피어난 꽃 (0) | 2010.06.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