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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텃밭 식물

지난 3개월간 근면함이 가져다 준 텃밭 선물

by Asparagus 2010.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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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9일 금요일 흐리다가 햇빛 나다가 하는 요즘은 장마 기간

퇴근 후 먼길을 곧장 달려 집에 도착하다.

현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핀 글라디올러스에게 눈맞춤하고 정원을 둘러보니, 마른 장마 기간이어서 화분에 심어놓은 식물들은 아사 직전이다. 잔디 마당에 핸드백을 던져 두고, 물조리개를 집어 들었다.

 

아사 직전인 화분들에게만 얼른 물을 주고 텃밭으로 갔다.

이런, 이런, 세상에나, 텃밭의 식물들은 하루 해가 바빴는가?

자라는 속도라니....

모기넘들도 나를 기다렸나? 다리를 물어뜯겨가며 텃밭 주인공들과 눈인사 나누었다.

 

1.오이, 오이, 오이들

 

 새끼 손가락만한 오이들이 일주일만에 팔뚝보다 더 큰 크기로 변해 있었다.

 

2. 파씨 뿌리기

 친정 어머니가 주신 파 씨앗들

 한 컵이나 주셨는데, 조그마한 고랑에 그냥 들이부었더니...

 

3. 고구마 밭뙤기

샤르님이 보내준 기가 막힌 숫자의 고구마를 땅에 심었더니 이렇게 잎이 무성해져있다. 내일 또 잘라서 심어야 할텐데... 채소 종류를 너무 많이 심어서, 땅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ㅠㅠ

지난 일요일, 샤르님이 보내 준 고구마를 키워  순을 잘라 심었더니 뿌리가 내렸다. 너무 빽빽히 심었다. 

 이것은 지난 5월달에 고구마 순 한 단 5천원 주고 사서 심었더니 벌써 이만큼 자랐다.

 

4. 토란

 저 멀리 토란이 잘 자라고 있다.

 

5. 여름 대두콩

 친정 어머니께서 주신 여름 대두콩. 올 대두콩이라고 하셨다. 일반 대두콩보다 더 일찍 수확하는 대두콩이다.

 

6. 결명자

 결명자도 친정 어머니가 씨앗을 주셨다. 모종을 옮겨 심지 못해 빽빽히 자라는 중이다.ㅠㅠ

 

7. 울릉도 부지깽이 나물 - 쑥부쟁이

텃밭 작물 중 東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울릉도부지깽이 나물, 20년전 동료 교사로부터 달랑 한 포기 얻었던 것.

 

8. 식용 아스파라거스

 이년 째 자라는 아스파라거스, 이젠 숲을 이루었다.

 

9. 여름철 간식왕 - 찰옥수수밭

 줄 지어 선 옥수수들 - 한 달 전 東이 옮겨 심었다.

 

10. 더덕 - 산도라지 씨라고 뿌렸는데 산더덕 씨였다.ㅠㅠ

 일년생이라도 줄 감으며 할 건 다 하며 자라는 귀여운 더덕잎

 

11. 처음 심어 본 양배추

 벌레야, 뜯어먹어라. 그래도 난 결구를 만들란다. 이러면서 잘도 자라는 양배추씨. 고맙습니다.

 벌레들아, 이젠 절대로 속 안보여 줄 거야.

 

12.난생 처음 심어 본 녹두 삼십 여 알

 녹두 잎이 이렇게 생겼구나.

 

찬조출연한 그 님과 천사의 나팔

사진을 찍다 문득 고개 들어 집을 바라보니 東이 활짝 피어난 천사의 나팔과 연애하고 있다.ㅠㅠ

담장 따라 심어 놓은 영산홍 사이 머루가 한 포기 절로 나서 올라오고 있었다. 줄을 매어 주었더니 감고 올라가는 중이다. 지난 번보니 꽃이 피었던데, 머루가 달렸는지 내일 확인해 보아야겠다.

 

13. 야콘 - 야콘 싹눈을 잘 못 보관하여 기껏 몇 포기만 건졌다.

 몇 포기지만 이렇게 잘 자라니 너무 고마운 야콘

 

14. 팥

 야콘이랑 잡초랑 팥이랑 너무 정다운가?

 

15. 수수

 수수 심은 땅은 거름기 없는 수수한 땅이다. 저래도 자라나?

 

16, 씨앗 뿌려 싹 튼 수박

 이제 제대로 필 받았나? 모종이랑 차이가 없어지려 한다.

 

17. 참외

 아싸, 참외가 내 주먹 두 배보다 더 크게 자라고 있다.

 몇 개? 세 개가 숨어 있네?

 

18. 수박

 야호! 축구공만해진 수박. 모종 한 포기 1,000원 주고 샀는데, 어제 길거리 수박이 2개 오천원이란다.ㅠㅠ

 풀 뽑다 곁에서 상처 입었나 봐. 두 번째 맺힌 수박

 세 번째 맺힌 수박

 수박 한 포기 밭뙤기^^엔 이렇게 어여쁜 수박들이 자라는 중

 

19. 찰토마토

 올해 처음으로 지지대를 제대로 세워 주었다.

 

20. 오이 씨앗 뿌려 발아된 모습

 너무 늦게 씨 뿌렸나? 이 많은 모종 다 어떻게?

 작아도 오이잎이다.

 

 

21. 생강밭뙤기

 - 삼천원어치 사서 심었더니 무려 석달 만에 싹이 터올라서 자라는 중

 

22. 호박

 호박이 열 받았나? 신명나게 잘도 자란다.

 거짓말 같은 크기 - 내 팔뚝보다 더 굵고 긴 대빵 오이

 찰토마토 크기 - 내 주먹 두 배

 앗? 붉은 빛깔이 보이네?

 

23. 무 씨방

 통통하게 잘 여물고 있는 중

 씨앗을 받아서 8월에 다시 뿌려야겠다.

 

24. 갓끈동부콩은 줄 타고 올라 갈 자리 찾느라 휘영청 휘영청

 

 사이좋은 오이 형제.

 일주일만에 이렇게 굵고 길게 자라다니, 정말 신기하다.

 

24. 가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지를 벌레들이 먼저 시식했다. 나쁜 벌레들, 잡히면 주거써

 

25. 파프리카

 파프리카도 열 받았나? 축구공만큼이나 크게 자란다.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그램 팀이 촬영올라.^^

 

26. 고추

 고추도 열 받았다. 금상첨화이다.

 

27. 신선초

 신선초가 제일 신선스럽게 모양새도 좋게 반짝반짝 벌레도 접근못하게 잘도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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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 마음을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잘도 알아내신다>

지난 3년간, 운 좋게도 집 담장 옆에 공터가 있어서 평생 한 번쯤은 심고 싶었던 작물들을 소량씩 무려 100여 종류를 심어 보았다.

 

화초 키우듯 돌보며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등은 전혀 없이, 퇴비랑 음식물 찌꺼기, 낙엽 썩힌 것 등으로 길러보았다. 주말이면 달려와서 정원 가꾸랴, 수목 돌보랴, 뒷동산 약초 키우랴, 텃밭 작물 키우랴. 너무 정신 없는 나날이었다.

 

삼년째인 올해는 어떻게 가꾸면 작물이 더 잘 달리고, 어떻게 배열하여 심으면 더 효율적인가를 깨달았다. 내년엔 정말 더 잘 가꿀 것 같았다. 그러나 가끔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심고 가꾸며 자라는 모습 관찰하니 너무 재미있어. 그러나 이게 아닌 것 같아. 주중엔 직장 다니고 토, 일요일에도 우리 부부는 일만 하나? 이 것 저 것 심어 보았으니 내년에는 범위를 넓히지 말고, 품종도 몇 가지로 줄일까? 차라리 텃밭을 만들지 말까?'

 

지난 주 일요일이다. 1호집 아주머니가 나에게 말했다.

"텃밭 작물 잘 자라요? 내년에 거기 2호집 짓는대요. 그동안 텃밭 가꾸느라 고생했을텐데, 아까워서 어쩌지요?"

"어머? 그래요? 땅 주인이 왔다 갔어요? 잘 됐네요? 이웃이 생겨서 더 좋지요. 저도 일 안해도 되고..."

 

한시적인 텃밭이었지만 내 인생에서 참으로 소중한 경험을 한 것일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맘 속엔 벌써 딴 계획이 있으니, 이것 참 큰일이다.

 

'전원 속에 살려고 그 편한 아파트 생활 접으려는데, 농사 지을 땅 한 뙤기 없으면 무슨 재미로? 힘 닿는 한 심고 싶은 작물을 키우며 사는 거지. 우리 집 뒷 담장 너머 묵밭이 있잖아? 그동안 관찰해보니 과거엔 밭으로 이용되었지만 오만 잡풀로 뒤덮힌 묵밭. 그 묵밭을 일구어 알짜배기 채소만 골라서 조금씩 또 심어보는 거지, 뭐. 아참, 나란 존재는 일거리를 찾아내고 만들어내는데는 천재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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