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0일 토요일 흐림
야콘 심다.
이런? 지하실에 둔 야콘 씨알들이 말라 비틀어져 있다. 지난 해 대충 심어서 수확이 별로 나지 않은 것을 경험 삼아 올해는 제대로 많이 심으려 했더니만...
지하실에 한번씩 내려가서 확인하지 않은 것은 누구 잘못?
지난 가을, 야콘 씨눈 떼어 준 것을 지하실에 갖다 놓은 사람이 수시로 들여다 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잘못했다고 티격태격한들 말라버린 야콘이 살아날 것도 아니고...
"아까운 것, 씨눈을 어디에서 구입하지?"
하면서 말라 비틀어진 뿌리를 들추어보니,
"어마나, 용캐도 살아 남은 것이 있었네?"
지난 해는 덩이째 그냥 심었지만 올해는 감자 심는 방법처럼 새싹이 돋아난 알뿌리를 칼로 하나씩 잘랐다.
말라버린 뿌리들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니, 약 40개 정도는 찾아내어 자를 수 있었다.
東이 괭이로 고랑을 내어 주었다. 고랑에 농협에서 구입한 퇴비와 흙을 고루 섞어서 깔고 흙을 덮고 그 위에 야콘싹을 놓았다. 새싹이 잘 돋아나도록 흙을 부드럽게 한 다음 야콘 싹 위에 덮었다.
지난 해 야콘을 심은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이렇게 정성들여 심었는데, 야콘이 잘 자라지 않으면 야콘도 아니다.^^
참고로 지난 해는 4월 5일날 이렇게 심었다.
야콘 싹 구입 동기 : 2008년 가을, 이웃 목사님 댁 텃밭에 야콘이 심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몇 주 뒤, 사모님이 야콘을 캐고나서 뿌리를 모두 자르고 새싹이 날 뇌두는 밭에 버려 놓았다. 가져가도 된다기에, 포대를 들고가서 한 자루 넣어 낑낑거리며 안고 와서 지하실에 보관해 두었던 것이다. 본 줄기는 다 썩고 싹 틀 눈부분은 이렇게 잘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東에게 야콘 심을 고랑을 만들어 달라니,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후, 맘에 안들어, 정말.'
내가 힘이 세면 곡괭이로 땅을 푹푹 파서 바르게 고르고 나서 심을 것인데, 저렇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나? 농사를 안지어보았어도, 고랑과 이랑을 어떻게 만든다는 것은 감으로 알 수 있건만...
아! 못말리는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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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포트에 심어 놓은 야콘 싹 한 개 500원씩 한다고... 난 버려진 싹을 한 포대나 주워서 2년째 심고 있으니 부자가 따로 없다.^^
지난 해 야콘을 심은 것을 비교 하면 올해는 내가 맘 먹고 심어서 고랑과 이랑을 제대로 했건만, 야콘새싹이 신통찮다. 아무리 조금 심어도 농사는 농사인데, 농사 짓는 일이 고되다. 더구나 기계힘도 안빌리고 손수 호미로 흙을 파 뒤집기는 ...
그래도 맘 먹은 대로 일을 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다. 수확의 기쁨을 미리 생각하니 봄나들이 가는 것에 비하랴? 난 오늘도 텃밭과 사랑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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