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담바라라고 부르자!
무덥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개학.
학교에 가니 더위와 가뭄에 다 죽어가는 네모 화분에 심어놓은 야생화들.
아니, 절반은 죽어있었다. 화분에 심어 놓은 고추 한 포기는 잎새들이 축축 늘어지다 못해 돌돌 말려들고 있었다.
말라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살려볼 요량으로 가지 절반은 잘라 내고 큰 잎사귀들은 하나하나 떼어내었다.
그런데, 우연히 눈에 뜨인 것이 있었으니, 바로 풀잠자리알?
고춧잎 뒤에 1.5Cm의 기둥을 달고 그 끝에 하얀 점 네 개 대롱대롱 달려있지 않은가?
불교인들은 그것을 '우담바라'라고 한다지?
흔할 수도 있지만 눈여겨보지 않으면 눈에 잘 뜨이지 않은 생물체.
고춧잎 한 장에 조롱조롱 달려 있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따서 종이컵에 담아 집에 들고 와서 사진을 찍었다.
"아후! 찍으려고 하면 초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손이 떨리고, 사진기가 흔들리고..."
미치는 것은 한순간이지.
저녁밥 할 생각도 하지 않고 東과 무려 두 시간이나 허비한 끝에 50여 컷을 누르고
작품 완성!
풀잠자리 알이면 어떻고, 우담바라이면 어떠하리.
풀잠자리 알이라기엔 너무나 식물 같은 세계이고,
우담바라꽃이라면 너무나 큰 행운을 찍은 것을...
찍으면서 렌즈에 접한 이것을 보고 또보니 정말 오묘한 생물체로다!
애벌레가 빠져나간 듯하지 않은가?
아니? 이 모습은 완전히 식물이 쌀알 모양의 꽃을 피운 것 같지 않은가?
줄기 중간에 보이는 것은 작은 꽃받침?
꽃잎이 막 벌어지고 있는 듯한?
그럼 이것은 또 무슨 모습이란 말인가?
벌레집인가? 꽃인가?
우담바라라고 생각하자.
삼천년에 한 번 핀다는 그 우담바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자신에게 복이 되어 돌아오는 법.
다른 사람이 찍은 것만 구경하다가 내 평생 처음으로 직접 만나고 이렇게 사진으로까지 찍었으니, '앞으로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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