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8일 월 맑음
마당에 내어 놓았던 제라늄들이 여름 내내 꽃 같은 꽃이 제대로 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라늄들이 너무 자주 내린 비로 인해, 꽃봉오리가 맺혔다가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물러 터지곤 했기 때문입니다. 실내에 들여 놓으니 이제서야 제대로 꽃이 피어나고 있어요.
양지 거실에 들여 놓은 겹제라늄꽃
어젯밤 열 시에 창문을 닫다가 빨간색깔에 이끌려서 눈 맞췄습니다.
이 겹 제라늄은 뒷집 아저씨가 전지를 하고나서 거름더미로 던져 버린 것을 주워다가 삽목한 것입니다.
제라늄은 쓰레기통에서도 피어날 것 같은 강인한 생명력을 가졌어요.
오밤중에 잠 안자고 꽃과 눈 맞추는 모습을 누가 봤다면 뭐라고 했겠어요?
그야 당연히 "꽃에 미쳤나 봐!" 뭐 이렇게 말했겠지요?
오늘 아침에 출근하니 책상 위에 놓아 둔 진분홍 제라늄도 여름 지내고 처음으로 꽃잎을 열었습니다.
아이들 다 하교 시키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꽃과 눈 맞췄습니다.
한 송이 먼저 피어나 방긋 웃어주는 제라늄이 고맙습니다.
내일은 두 번째 꽃이 또 인사를 할 것 같습니다.
어여쁜 제라늄 꽃 뒤로 천정에 매달린 선풍기가 얼씨년스럽습니다.
예전에는 천정에 매달린 선풍기에 비닐 또는 헝겊 커브를 씌워서 겨울을 나게 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몇년 전 실화입니다. 장난끼 있는 아이들이 선풍기 작동 스위치를 눌러버렸어요. 밤새 커브 씌운 선풍기가 돌아갔으니, 어떻게 되었을까요?
새벽 5시에 전 선생님들이 비상호출을 받았습니다. 즉시 출근하라는...
황당함을 느끼고 급히 차를 몰고 출근했어요.
교실 한 칸이 전소되어 있었습니다. 원인은 선풍기 과다로 인한 화재.
그 사건 이후로 학교에 선풍기 커브를 씌우라는 명령이 안떨어집니다. 학교 교실 천정에 선풍기 커브를 씌우지 않으면 교장 선생님이 교실마다 방문하시어 호통을 하곤 했었는데요.
세상일이란 견해 차이로 인해 많은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기도 줄어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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