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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물들였나요? 스스로 물들었어요.
"꽃 키워 뭐하냐?"
때론 염장질해서
속 상하게 만들기도 하던 東.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내가 키우는 식물들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그러던 東이
지난 겨울 아파트 화단에
누가 내다버린 마늘 닮은 알뿌리를 주워와서
화분에 심어놓고
물 주고 가꾸더니만
글쎄, 이렇게 앙증맞은 꽃을 피워 저를 감동먹게 했습니다.
마늘 닮은 알뿌리는 바로 튤립이었던 것입니다.
달랑 한 송이 피어났지만 아파트 베란다가 환합니다.
화려한 왕관 같습니다.
꽃이 지고나면 얼른 화분을 들고가서
양지 정원에 심으려고 눈독을 들입니다.
부부는 나이 들어가며 닮는다더니, 취미도 은근슬쩍 닮아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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