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5일 일요일 맑음
냉장고에 넣어둔 바나나 6개, 홍시 2개를 꺼내어 반쯤 녹인 후
200ml 우유 한 통을 붓고 핸드 블랜더로 갈아서 쉐이크를 만들었다.
엄마표 신상품 이름 : 바나나&홍시 밀크쉐이크 맛 : 설탕, 꿀을 넣은 것보다 더 달콤하고, 바나나 향이 끝내주었음 단점 : 홍시가 들어가서 맛은 아주 좋았으나 시각적 효과는 별로였음 -.- |
아침을 먹고나서 식구들에게 한 그릇씩 안겼다.
"꿀 넣었어요? 왜 이렇게 달아요?"
하며 잘도 떠먹는다.
"맛있다 소리 좀 해봐라. 다시는 만들어 주나 봐라."
저거 아부지 꼭 닮아서 절대 맛있다 소릴 잘 하지 않는 아들 녀석들에게 한 마디 하니 질새라 대꾸하네?
이 한 겨울에 찬 것 한 그릇씩 먹어주는 것만도 어디냐라니....ㅡ.ㅡ
'이 녀석들 봐라? 저거 아부지 아들 아니랄까봐? 말투도 꼭 닮았어?'
한 마디 더 할까 하다가 참고 야쿠르트 통에 쉐이크 남은 것을 얼려보기로 했다.
"너희들이 먹은 야쿠르트 통에 각자 밀크쉐이크를 담아라. 얼려서 아이스케키 만들어 먹자."
"ㅋㅋ 엄마가 또 음식으로 장난칠라고?"
잠시 후,
자기가 먹었던 요구르트 통에 각자가 이름을 쓰기로 했다.
냉장고에 넣기 전에 이름을 확인했다.
"아빠, 엄마꺼, 내꺼는 누구건데?"
"내꺼가 내꺼지.히히."
돼지 녀석이 히히거리며 말한다.
"그러면 똘지 니꺼는 이름 안썼나?"
"요기 써놓았잖아요?"
"어디? 후레쉬? 이름 안써였는데?"
진정코 나는 읽지 못했다.
두 세번 묻고나서야 이름 표시 한 것을 보았다.
이런?
이럴 수가?
아니? 이런 말을?
이 세상에 태어나서 단 한번도 누구에게도 말해본 적 없는 이런 말을?
머리 쥐어박으며 꾸중하려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교과서 이름으로 장난친다는 고등학생들이 생각나서 참았다.
꾸중을 하기엔 너무 기발(?)한 장난인가?
맛있게 먹는 쉐이크, 공연히 요구르트 통에 얼리자고 해서...ㅠㅠ
보너스 - 초등학교 1학년 우리 반.
아침 자습 시간에 뒷자리가 갑자기 시끌시끌하다
'무슨 일?'
남학생들이 색종이를 꼬깃꼬깃 접어서 서로 던지고 난리도 아니다.
색종이를 가져 오라고 해서 펼쳐보았다.
'이런?'
맨 앞자리에 앉은 우리 반 여학생 한 명이 맨 뒤에 앉은 남학생에게 보낸 사랑고백(?)편지이다.
이 편지를 받은 준호는 막상 부끄러워 가만 있고, 주변 남학생들이 서로 돌려본다고 난리난 것이다.
다 큰 우리 아들이 장난친 것,
이제 막 자라나는 우리 반 아이가 쓴 쪽지 편지.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하여튼 발상이 기발한 요즘 세대들,
그래도 나에겐 너무나도 충격으로 다가와서
글을 공개로 했다가 비공개로 했다가를 반복하다가
우리 세대랑 다른 세대를 이해해 주기 위해서라도 용기내어 다시 공개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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