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송이풀
나도송이풀꽃이 소나무 동산 아래 피어났습니다.다소곳이 피어난 꽃이 너무 애잔한 것 같아요.
풀잎이 쑥을 닮아 송호(松蒿)라고도 하며, 가지와 잎에 부드러운 분백색 털이 많아 초백지(草柏枝)라고도 합니다.
나도송이풀
현삼과의 반기생 한해살이풀, 줄기는 높이가 30~60cm이고 온몸에 털이 많으며, 잎은 마주나고 갈라집니다. 8~9월에 엷은 자주색 꽃이 피고 열매는 달걀 모양의 삭과蒴果를 맺습니다.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데, 한국, 중국, 대만 등지에 분포합니다.
송이풀, 만주송이풀, 나도송이풀, 며느리 밥풀꽃 등, 이들의 꽃 모양이 서로 많이 닮아서 이름이 헷갈리기도 합니다. 하여튼 쌀알 같은 무늬가 꽃잎에 있는 것을 보노라면 며느리밥풀꽃의 슬픈 전설이 떠오릅니다.
제가 알고 있는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전설 :
옛날 아주 먼 옛날, 효성이 지극한 아들과 홀어어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나이가 차서 장가를 가게 되었습니다. 들어 온 며느리도 아들처럼 효성이 지극하고 마음씨 또한 비단같이 고왔습니다. 그런데도 '며느리가 미우면 발 뒷꿈치가 달걀 닮았다.' 고 흉보며 그냥, 이유도 없이 미워했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일하러 가고, 며느리는 부엌에서 밥을 짓고 있었어요. 가마솥이 부글부글 끓으니, 아궁이의 불길을 줄이고, 밥을 뜸 들여야겠지요. 시간이 좀 흐르자, 며느리는 '밥이 이제 뜸이 다 들었을까?' 생각하며 밥솥을 열었습니다.
밥솥을 열고선, 숟가락으로 밥알을 몇 개 떠서 입에 물었겠지요. 그때 시어머니가 부엌으로 들어오다가 그 광경을 보았어요.
시어머니는 버럭 화를 내며
"아니? 이게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냐? 어른이 아직 맛도 안보았는데, 감히 네가 먼저 밥을 떠먹어?"
부엌 바닥에 놓여진 부지깽이로 며느리의 온몸을 마구 때렸습니다.
며느리는 매를 맞으며 그만 밥알이 목구멍에 걸려 죽어버렸더래요. 아들이 아내를 뒷산에 묻어 주고선, 나무하러 갈 때나 돌아올 때 무덤에 하염없이 앉아있다 오곤 했습니다.
이듬해 여름이 되니 며느리 무덤가에 이름 모를 어여쁜 꽃 한송이가 피어났대요.자세히 보니 꽃잎에는 꼭 밥알같이 생긴 하얀 점이 두 개 있더래요. 동네 사람들은 그 꽃은 필경 그 집 며느리가 밥알을 물고 죽어 원통해서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며 이름을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붙어 줬대요.
위의 사진 다시 한 번 자세히 보세요. 정말 밥알처럼 생겼지요? 저도 이 꽃을 난생 처음 만난 때가 2000년 9월이었어요. 제가 살고 있는 대구의 팔공산 근처의 어느 절에 갔다가 절 뒷개울가의 길섶에 피어난 이 며느리밥풀꽃을 발견했어요.
평소 위의 이야기를 알고 참으로 불쌍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구나, 생각했기에, 꽃을 보자마자 첫눈에 그 식물 이름이 "며느리밥풀꽃"인 줄 알았습니다.
정말 슬픈 이야기이지요? 설마하니 시어머니가 아무리 며느리 미워하는 마음이 많아도 그렇지, 마음에 안든다고 '밥 뜸 들었나?' 확인하려는 당신 며느리를 부지깽이로 때려서 죽게 만들었을까요?
꽃잎의 형상이 정말 밥알을 입에 물고 있는 듯이 보였으니. 그 옛날 이야기를 잘 꾸며내는 어떤 사람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닐까?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 주는 것이 바로 [며느리]라는 접두사가 들어간 꽃이름을 만나면서부터였을 거여요.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개! 이름과 반대로 이들의 꽃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며느리밥풀꽃
분류 : 현삼과
분포지역 : 한국(전역)·일본·중국
서식장소 : 산지의 숲가장자리
크기 : 높이 30∼50cm
산지의 볕이 잘 드는 숲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마주나면서 갈라지며 높이가 30∼50cm이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가 5∼7cm, 폭이 1.5∼2.5cm이며 좁은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 모양의 바소꼴로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둥글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다. 잎자루는 길이가 7∼10mm이다.
꽃은 7∼8월에 붉은 색으로 피고 가지 끝에 수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포는 녹색이고 잎 모양이며 자루가 있고 끝이 날카롭게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돌기가 있다. 화관은 길이 15∼20mm의 긴 통 모양이고 끝은 입술 모양이다. 아랫입술의 가운데 조각에 2개의 흰색 무늬가 있다. 수술은 2개가 다른 것보다 길다. 꽃받침은 종 모양이고 4갈래로 갈라지며 털이 있다.
열매는 삭과이고 길이 8mm 정도의 달걀 모양이며 10월에 익는다. 종자는 타원 모양이고 검은색이다. 변종으로 털며느리밥풀(var. hirsutum) 등이 있는데, 털며느리밥풀은 꽃받침에 긴 털이 있고 포에 가시 모양의 톱니가 많다. 한국(전역)·일본·중국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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