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돌아져서 피는 앵초
asparagus
앵초를 보고 “앵초!”라고 부르면 전 왜 「앵돌아지다」라는 말이 생각날까요?
우리 말 사전을 찾아보니 「앵돌아지다」의 뜻풀이는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1 노여워서 토라지다. 2 홱 틀려 돌아가다. 3 날씨가 끄물끄물해지다.
앵초 꽃 피는 모습에서 ‘노여워서 토라진다’는 것을 연상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무래도 획 틀려 돌아가는 모습으로 피어나기 때문에 앵초라는 이름을 붙였을 것 같습니다. 정말 꽃이 획 틀려 돌아가며 피어날까요?
영국에서는 ‘베드로의 꽃’, 스웨덴에서는 ‘오월의 열쇠’, 프랑스에서는 ‘첫 장미’, 독일에서는 ‘열쇠 꽃’, 이탈리아에서는 ‘봄에 피우는 첫 꽃’이라고 부른답니다.
지난 해 써 놓은 일기 일부분을 살짝 가져왔습니다.
2009년 4월 19일 일 맑음
논둑길에서 우연히 만난 앵초
집 앞 논둑길을 산책했다. 농부는 벌써 논을 갈아엎고 물을 대고 있다. 논두렁에서 앵초 꽃을 만났다. 앵초가 논두렁에서도 피어나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농부가 논두렁을 보수하게 되면 필히 흙이 머리에 얹혀질 것이다. 그러면 앵초는 흙더미에 깔려 죽게 되겠지? 정원 손질을 하다가 들판으로 나온 터라 마침 손에 전지 가위가 들려 있어서 흙을 파서 뿌리를 쉽게 캘 수 있었다. 손바닥 위에 흙덩이 째 얹어 와서 마당 오른쪽 화단에 세 포기 옮겨 심었다.
2010년 4월 18일 일 맑음
앵초 꽃봉오리 발견
지난 해 봄, 논둑길을 걷다가 오만 잡초더미 사이에서 발견한 앵초, 세 포기를 캐어서 화단 한 귀퉁이에 심어 놓았던 앵초. 이른 봄에 꽃이 피고지고 하다가 여름이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앵초가 지난 해 심은 자리에서 개체수를 불려서 자라고 있었다.
병아리 마냥 보소소 솜털이 난 꽃봉오리가 참 귀엽습니다.
2010년 4월 24일 토요일 맑음
개화한 앵초꽃
앵초 꽃이 활짝 피어난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성이 나서 앵돌아진 모습이 아닌 꽃봉오리가 줄기 끝에서 원을 그리듯 뱅글뱅글 돌아가며 피어났습니다.
2010년 5월 2일 일요일 맑음
지난주에 피어났던 앵초 꽃이 아직도 생생하게 피어나고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며칠도 못 가 시들어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꽃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꽃을 오랫동안 보여주는 앵초 꽃이 오늘따라 더 어여쁘게 여겨집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찍었습니다. 동그라미를 그리며 피어난 모습이 정말 어여쁘지요?
지난 해 세 포기가 일년 동안 뿌리줄기로 번식하며 식구들을 많이도 불려 놓았습니다.
간밤에 내린 비로 인해 빗물 방울을 얹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청초하게 느껴집니다.
만지면 보들보들할 것 같은 잎 사이로 쭉 벋은 꽃대가 씩씩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앵초에 대해 더 알아보기
영 명 : Fairy Primrose
2월 1일의 탄생화, 꽃말 : 젊은 시절과 고뇌, 이른 봄의 슬픔
앵초(櫻草, Primrose)는 앵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국에서 중국 북동부, 시베리아에 걸쳐 분포한다.
생태
높이는 20cm 안팎이다. 땅속으로 얕게 뿌리줄기가 있으며 번식력이 좋고 군생한다. 긴 타원형의 잎이 뿌리에서 여러 장 나오는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부드러운 털이 빽빽이 나며 잎자루는 길다. 4-5월에 20cm 정도의 꽃줄기가 나오며 끝에 홍자색의 꽃이 몇 개 핀다. 꽃은 7월경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면서 줄기 끝에 달린다. 꽃잎은 5장이고 지름 약 2cm이며, 꽃잎 끝에 톱니가 있고 기부는 통모양이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수술의 위치와 암술대 길이에 따라 긴 암술대 꽃과 짧은 암술대 꽃이 있는데 이것은 포기에 따라 정해지는 앵초류 공통의 특징이다. 꽃잎의 모양과 꽃 색깔에서 변이가 나오기 쉬워 원예품종이 많다.
앵초 [Primula sieboldii]
앵초과(櫻草科 Primul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키가 15㎝ 정도이다. 타원형의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는데 위에 잔주름이 져 있으며, 조그만 털이 있고 잎가장자리에 톱니들이 있다. 연한 붉은색의 꽃이 4월경 잎 사이에서 길게 자란 꽃줄기 위에 산형(傘形)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통꽃이지만 꽃부리는 5갈래로 나누어져 있으며, 나누어진 조각들은 뒤로 젖혀진다. 열매는 둥근 삭과(蒴果)로 익는다. 꽃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여러 원예품종들이 만들어져 있으나 꽃의 생김새가 벚나무[櫻]와 비슷하여 앵초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그늘지고 공기 중에 수분이 많은 곳에 잘 자란다. 뿌리는 한방에서 거담에 사용하기도 한다. 큰앵초(P. jesoana)의 잎은 단풍나무의 잎처럼 생겼으며 이른 봄에 어린 순을 가지고 나물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앵초보다 흔하다. 출처: 브리태니커
꽃은 샐러드를 장식하여 식용으로도 쓰이고 잎사귀는 상처에 고약으로 바르기도 한다.
앵초꽃 차를 마시면 불안이나 슬픔이 사라지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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