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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0시에 돼지가 전화를 했다.
"엄마, 지난 일학기동안 죽도록 한 실험이 확실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나에게 실험하다가 넘겨 주고 유학간 선배가 처음부터 가설 설정을 잘못했는지, 아님 잘못된 것을 모르고 넘겨 주었는지, 알고 넘겨 주었는지... 아무튼 지금까지 실험한 것 어떻해 해?"
"그러네, 어떻게 하지? 지금까지 실험한 것 데이터 정리 잘 하고, 왜 잘못되었는지, 그 오류들을 잘 기록하렴, 이렇게 이렇게 실험을 하고 또 했는데, 결론은 원하는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 이렇게 하는 실험은 잘못된 결론에 도달한다. 그것이 지금껏 네가 실험해 온 결론인데, 뭐, 실망하고 또 실망해야 올바른 데이터가 나오지. 안되는 것을 속이지 말고 선생님에게 확실히 말씀 드리렴.'
실험이 안된다고 할 적마다 ' 이 엄마가 서울 뛰어올라가서 대신 해 주리?' 했었는데...
내가 다 가슴이 아프다.
지난 12월 23일부터 지금까지 8개월을 헛되게 보낸 것이라고 한탄하는 녀석에게 어떻게 위로의 말을 더 하랴?
인생에서 이제 첫발을 딛는 녀석에게...
나도 좀더 생각해 보자. 그리고 낼 다시 전화하자 하고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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