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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탐사 Plant Exploration/정원 화초

화려한 수술, 우아한 암술 - 녹차꽃여왕

by Asparagus 2008.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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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수술의 보호 속 우아한 암술 녹차꽃

 

늘 녹차를 마시면서 녹차가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쉽잖은 일입니다. 이 년전 겨울 방학 때 밀양 표충사에 여행갔다가. 찻집에서 키우는 녹차 나뭇가지 두 개 전지해 준 것을 가져와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겨울에 삽목을 했는데, 뿌리를 내리고 조금씩 자랐습니다. 드디어 꽃이 피었습니다. 처음 꽃봉오리를 보았을 때는 조그맣고 동그란 모양에 저도 모르게 꽃이 피고져서 열매가 맺힌 줄 알았어요. 그 게 바로 꽃봉오리였네요. 그러고보니, 잎이랑 꽃봉오리가 얘들의 사촌이라는 동백나무와 참 닮았네요.

  2008년 9월 14일 오전 7시 40분 촬영한 녹차의 꽃 핀 모습 첫발견

 '아하, 녹차꽃이 이렇게 생겼구나!'

 '수술들이 너무 많아 제 무게에 견디지 못하고 늘어졌네?'

 '처음부터 고개를 숙이는 겸손하기 그지 없는 녹차꽃봉오리?'

 '얼핏 보고 방울이 열매인 줄 알았잖아?'

 '사람들에게 이로움만 가득 주는녹차는 꽃봉오리조차 겸손하게 피어나는구나.

녹차를 즐기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던데...'

그렇게 생각하며 며칠이 지났습니다.

 

어쩜, 오늘 아침 식사하던 중, 東이

"베란다에 나가봐라, 녹차꽃이 제대로 잘 피었더라. 사진 찍지."

밥 숟가락 놓자마자 디카를 찾아 들이대었습니다.

어머나! 녹차꽃이 이렇게 어여쁘다니...

그럼 나흘 전에 본 것은 녹차꽃이 다 피어 시들어가던 모습을 찍은 것이었습니다.

(시간 계산하며 출근하는 일초라도 바쁜 아침 마당에 꽃과 노닥거리다가 결국 2분 지각했어요^^;;)

 

  2008년 9월 17일 오전 7시 40분 촬영한 녹차의 개화 모습

 카 프레이드 준비 시작한 녹차꽃여왕

 순백의 새 깃털로 만든 백조가마에 올라탄 여왕의 우아한 손짓, 암술

 여왕을 둘러싼 경호원 수술의 삼엄한 눈빛과 승리의 V자를 그리는 암술

암술은 이 세상에 태어난 자기의 목적을 성공하였을까요?

성공하면 어떤 모습의 열매가 맺힐지 궁금합니다.

  2008년 9월 17일 오전 7시 40분 촬영한 녹차의 개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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