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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식물 탐사 Plant Exploration/정원 화초

가는 잎 쑥부쟁이

by Asparagus 2008.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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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잎 쑥부쟁이

 2009년 9월 21일 PM 2:40

지난 여름, 이웃에 살고 계시는 팔복교회 목사님 댁에서 마당에 심겨진 화초 몇 포기를 얻었습니다. 야생화라고 하였는데 이름이 무얼까 궁금해 하며 정원 한 귀퉁이 담장 아래에 심어 놓았어요.

 

한 번씩 들여다보면 키만 삐쭉하고 수수하게 자라기에 별로 정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가을이 되니 우리집 정원 한 귀퉁이가 환해졌어요.

 

바로 녀석이 소담스레 꽃을 피우고 있잖아요? 

멀리서보면 구절초꽃이 피어난 줄 착각할 정도로 닮았네요.

 

 

가는 줄기, 가는 잎에 비해 꽃송이들이 너무 풍성하게 달리니,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꾸 땅으로 누우려 하네요.  

 알로에 위에 그냥 드러누워서,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게 꽃 피우는 가는 잎 쑥부쟁이

 땅에 닿을락말락 하는 줄기 하나를 꺾어서 미니 화병에 꽂아 보았습니다.

 가는 잎, 가는 줄기가 참으로 가냘프게 보이네요. 그래서 이름도 가는 잎 구절초라고 부르나 봅니다.

 은은한 향기와 함께 새하얀 꽃송이들이 어여뻐 식탁에 올려놓고 피사체에 카메라를 들이댄 순간

 꽃잎 하나가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어서, 카메라 렌즈를 줌인하여 보니

 아유, 징그러워!  웬 벌레?

예전 같으면 꽃을 뽑아 바로 마당에 던졌겠지만,

카메라로 들여다보니, 벌레도 나름대로 너무나 어여쁜 색깔로 치장을 하고 이 세상에 태어났네요.

하얀꽃에 긴 발을 가진 벌레, 아무래도 송충이류 일 것 같습니다.

송충이야! 송충이는 솔잎을 먹지, 왜 이렇게 어여쁜 꽃에게?

(솔직히 지금 글을 쓰면서도 온몸이 근질근질하고 징그럽게 느껴집니다. 나쁜 놈(?)은 아무리 옷을 어여쁘게 입었더라도 나쁜 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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