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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큼이나 단정한 수
6년전, 엄지손톱만큼 조그마한 다육이를 구입했더랬습니다. 자람이 얼마나 느려 터졌는지...
그래도 각진 모습으로 자라는 잎새들이 신기하고 귀여운 느낌을 주는 쬐그마한 녀석을 애지중지 보살폈는데, 어느 해 겨울 안방으로 들여 놓고 물 조절을 못해서 그만 잎들이 무르더니 죽고 말았습니다.
봄이 되어서 베란다에 둔 화분에 물을 주다가 '수' 잎 두 개를 발견했습니다. 안방으로 들여 놓을 때 줄기 아래 보기 싫은 잎들을 떼어서 버렸는데, 그 중 두 잎이 어여쁜 새싹을 틔우고 자라는 중이었습니다.
잎 하나에서 저렇게 자라기까지 4년씩이나 걸렸습니다.
느릿느릿 자라면서 어여쁜 제 모습을 갖추어가는 "수"를 보면서 한 박자 느린 삶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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