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 ․ 8
강현국
자주 왼 무릎을 다치는 당신
고요의 외동따님
산길 끝에 각시붓꽃 한 송이 피어 있다 덤불숲을 빠져나온 길이 길 잃을까 두려워 얼굴이 새파랗다 세발자전거 타고 철수가 영이를 만나러 가는 듯 세발자전거 타고 영이가 철수를 만나고 오는 듯 졸졸졸 도랑물 흐르고 도랑물 속으로 별똥별 지고 별똥별 지는 서쪽으로 나뭇잎만 우수수 날 저물자 길은 제 마음 들킬까 두려운 듯 점점 큰소리로 흐르는 도랑물 속으로 몸을 숨긴다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 서울 가신 우리 오빠 기다리고 있는 듯 각시붓꽃 한 송이 저 혼자 피어있다 학교종이 땡땡땡 소리에 놀란 철수와 영이가 운동장 가에 떨어뜨린 명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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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국 시인님의 시를 쓸쩍 퍼왔습니다.
고요의 외동따님은 얼마나 고요하게 살고 있을까요?
산길에 피어 있는 각시 붓꽃, 파란 색깔 - 얼굴- 두렵다.
졸졸졸 도랑물 - 세 발 자전거 탄 철수와 영이, 외롭게 흐르는 도랑물이 혼자가 아니어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도랑물에 비친 것 - 별똥별,
서쪽 - 사람이 언젠가 돌아갈 때는 서쪽 나라에 간다지요. 서천은 나뭇잎 떨어지는 쓸쓸한 곳일까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가야 할, 서천을 생각하니 마음에는 점점 큰소리로 흐르는 도랑물이 되어 흐릅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습니다.
서울 가신 우리 오빠가 얼마나 멋진 선물을 한 보따리 들고 올 지...
산길 끝자락에서 고요의 외동 따님,
운동장 가에 떨어진 명찰처럼
산 속에 고고히 피어 있는 각시붓꽃,
자주 왼 무릎을 다치는 각시붓꽃,
시어가 각시붓꽃보다 더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영원히 청년이신 시인님,
잘 읽었습니다.
시인님이 쓰신 시를 잘못 감상하였다고 혹 꾸중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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