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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보고픈 아들아, 이렇게 웃는 모습 보니 바로 곁에 있는 것 같구나.
거기 간 지 석 달만에 이렇게 어저께 일요일날, 온종일 왕창 구경하였다고 좋아한 네 모습을 떠올리니 엄마는 오늘 밤 편안히 꿈나라로 갈 수 있겠다.
아침에 너랑 채팅하며 내 블로그에 네가 보내 준 사진 다 올린다고 하니, 절대 반대하였지. 나중엔 네 얼굴 모자이크 처리하고 올려라고 해서 고마웠어. 그런데, 엄마는 네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하고 싶지 않았어.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은 참으로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블로그에 엄마의 기록을 남겨놓으면 먼 훗날 언젠가 내가 죽고나면 너희들에게 엄마를 기억하는 소중한 장소가 되지 않겠어?
그래서 엄마는 블로그 이름을 2100년이라고 지었어. 2100년, 그때 엄마, 아빠는 벌써 벌써 하늘나라로 가고 없겠지. 과학이 더 발전하여 세상 사람 모두가 평균 수명이 길어진다면, 그래서 그때까지 네가 살아있다면 넌 호호 할아버지 되어 있을 거야.
그땐 이 블로그를 열어서 너의 젊은 청춘을 기억하렴. 공부하고 연구하느라 네 사진을 언제 정리할 시간이나 있겠니?
어쨌던 엄마가 네 얼굴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것, 부디 이해해 주기 바란다. 블로그는 만인에게 공개된 개인史이니, 엄마 블로그에 찾아드는 미지의 사람들도 이해하리라 생각하며...
아들아, 만날 때까지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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