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봤다.
2010년 4월 25일 일 맑음
어제에 이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심 찾아 뒷마당을 헤집고 다녔다. 땅이 갈라지고 머리가 쏘옥 나오는 그 순간을 기다리다 지쳐 앞마당에 잠시 갔다 오면 고새 고개를 펼쳐 들고 있는 것도 있고, 어느 틈에 땅 위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는 것도 있다.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어제 써 둔 번호표 조약돌을 갖다 놓았다.
11번, 땅이 갈라지고 있다, 내일쯤 모습을 들어낼텐데...
12번, 구부려진 목이 살짝 보인다. 기특한 녀석
13번, 아니 언제 이렇게 모습을 이만큼이나 들어내었지?
어젯밤 사이 올라온 모양이다.
14번, 야도 이렇게 쏘옥? 잎이 땅에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하다. 손으로 쑤욱 뽑아줄까말까?
15번, 야는 내가 앞마당에서 놀다 올 동안, 진짜 빨리도 고개를 쑤욱 들었다.
16번, 땅이 갈라지고 있는 중, 속에서 안간힘을 쓰고 고개를 들이미는 모습이 상상된다.
17번, 몇 구심이 고개를 들까?
18, 19, 20, 21, 22 대기 번호 다섯 개 써 놓고
텃밭으로 가면서 어제 써 놓은 번호를 들여다보니 9번이 땅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9번 야는 어째 고개를 내밀지 않고 잎부터 내밀까나?
측백 나무 담장 아래를 자세히 보니 지난 해 뿌려놓은 씨앗 중 하나가 싹 트는 중이었다.
15번을 발견할 동안 곁에 있는 것을 못보았는데, 곁에서 올라오는 18번이 왜 눈에 뜨이지 않았지?
18번 발견하고 한 발자국 걸으며 또 하나 발견! 얘도 씨앗에서 싹이 트는 중인가 보다.
어제 써둔 3번, 하루가 다르게 쑤욱쑤욱, 콩나물보다 더 빨리 자란다.
옆의 것을 찍을 동안 3번은 잎이 비상하고 있는 중이다. 심은 땅에 올라오면 하루가 다르게 모습이 변한다.
다른 것 몇 개 찍을 동안 9번 모습이 좀더 드러나 보인다.
땅 속에서 여덟 달 잠자고 기껏 넉 달 동안 땅 위에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 자라는 속도가 변화무쌍하다. 넉 달 동안 잎을 펼치고, 꽃대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익을 때까지 속히 자라야하는 습성을 가진 심의 운명. 그렇지만 아무리 빨리 자라도 땅 속의 뿌리는 많이 굵어지지도 않는다.
일주일 후에는 깜짝 놀랄 정도로 자라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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