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박 - 우리 집에서 키우는 약용 식물 코너에서 소중하게 키우는 것 중 하나입니다.
2010년 6월 26일 일
구년 전, 산에서 처음 만난 식물.
잎이 꼭 잡초 같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여느 잡초들- 강아지풀, 갈대, 바랭이 등-과는 확연히 구별되었습니다.
뿌리를 캐어보니 굵은 실처럼 생긴 뿌리들에서 인삼에서 나는 것과 같은 사포닌 향기가 났어요.
집에 들고 와서 두터운 식물 도감책을 한 장 한 장 들추어가며 잎과 줄기와 뿌리를 비교하며 이름을 찾았습니다. 드디어 찾았어요. 이름을.... 사진 아래에 구년 전에 쓴 글도 함께 가져왔습니다.
이름도 독특한 산해박
꽃봉오리입니다.
꽃봉오리가 터지면 조그마한 별이 내려앉은 것 같은 독특한 모습으로 꽃이 핍니다.
이 사진은 십 여년 전에 찍은 것입니다. 보세요. 꽃 모습이 얼마나 독특한 지...
마주 나는 잎 - 잡초 꼭 닮았잖아요?
하늘나리 잎 앞에서 길게 자라는 줄기, 찾았어요?
어느 게 산해박 줄기인지 잘 찾아보세요. 하늘나리잎 앞에 철사처럼 가느다란 줄기.... 잡초와 정말 닮아서 번번히 잡초 뽑을 때 뽑혔다가 다시 되심기곤 했던 산해박입니다.
식물의 특징 : 산해박을 집에서 키우며 자세히 관찰해보았습니다.
산해박 山- Cynanchum paniculatum
쌍떡잎식물 용담목 박주가리과의 여러해살이풀
6월에서 7월 사이 연한 청록색의 꽃이 피어난다. 꽃이 공 모양처럼 동그랗게 보이다가, 활짝 피면 꽃잎이 다섯 갈래로 갈라진다. 여러해살이 풀이며 수염뿌리이다. 줄기는 가늘고 길며 키는 60cm 정도로 자라고, 잎은 마주나며 잎자루가 거의 없다. 피침형의 선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톱니바퀴가 없다. 잎 가운데는 깊은 나란히맥이 단 하나뿐이다.
산해박을 만나고 키우며 :
점심 먹고 나서 소화도 시킬 겸 운동화를 갈아신고 혼자 학교 옆산으로 올라갔다. 산중턱에서 모양과 생김새가 다른 식물들보다 특이한 식물 군락을 만났다. 조심조심 두 포기를 캐어 와서 화분에 심어 수도가에 두었다. 시들시들한 그 갸날프디 갸날픈 줄기들이 살아 줄 지 걱정이 되었다. 이튿날 출근하자마자 가보니 고개를 빳빳이 들고 언제 시들었느냐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서 있었다.
운좋게도 며칠 뒤 식물 줄기 끝에서 동그란 모양의 조그마한 청초록 방울이 달리기 시작했다. 다음 날 보니 그 방울들이 좍 펼쳐져서 한 개의 통꽃 형태이었으나 다섯 가닥 꽃잎으로 갈라져서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마치 하늘의 별을 따다 놓은 것 같이 어여뻤다.
이 식물을 처음 만났을 때 '참으로 신기하게 생긴 풀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식물을 발견한 그 날부터 밤마다 두터운 식물도감을 펼쳐보고 또 보았다. 열흘째 되던 날 밤, 식물의 생김새와 꼭 같이 생긴 그림을 찾아내었다. 잎과 뿌리 등을 비교한 후, 드디어 확실한 이름을 알아내었다.
산해박!
처음 만난 식물의 모양도 생소하고 신기했지만, 이름도 난생 처음 만났고, 불러 보게 된 것이다. 이름을 찾아 내고 나니, 그간 왜 그렇게 밤마다 식물도감을 뒤져도 사진이나 그림이 눈에 뜨이지 않았을까? 또 그렇게 어렵게 찾아내었을까? 나 자신의 식물에 관한 무지가 증명이나 된 듯 얼굴이 붉혀졌다. 어쨌던 열흘만에라도 식물 이름을 밝혀내고 나니 십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갔다라는 표현과 꼭 맞을 것 같았다.
꽃이 피기 전, 동그란 모양으로 맺힌 꽃봉오리가 청록색 구슬을 연상시켜 주었다. 꽃 색깔은 연록색이었고, 식물 이름 또한 얼마나 특이한 들꽃인가!
씨앗을 다섯 개씩 매달고 꽃이 시들 때, 또한 특이했다. 청록색은 연황록색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 꽃이 필 적 모양처럼 동그랗게 꽃잎술을 단정히 닫아서 시드는 것이었다.
며칠이 지나서 '씨앗이 다 여물었을까? 이제 씨앗을 받을 때가 되었겠지?' 생각하고 화분에 가보니 언제 벌어진지도 모르게 벌어져서 씨앗을 땅에 떨어뜨린 것이었다. 자신의 마지막 모습 또한 장미처럼 흐드러지게 피고 지저분하게 땅에 떨어지는 것이 아닌 청결하게 마무리하는 성격이라니... 닮고 싶은 식물의 성격이었다.
(글 쓴 날 : 2001년 5월 17일)
한방에서는:
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햇빛에 말려 치풍(治風), 사열(瀉熱),강장제에 사용한다.
식물의 특징 더 자세히:
분류 : 박주가리과
분포지역 : 한국·일본·중국 등지
서식장소 : 산과 들의 볕이 잘 드는 풀밭
크기 : 높이 40∼100cm
산과 들의 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란다. 굵은 수염뿌리가 있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늘며 딱딱하고 높이가 40∼100cm이며 마디 사이가 길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6∼12cm의 바소꼴 또는 줄 모양이며 끝이 매우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둔하며 가장자리에 짧은 털이 있고 뒤로 약간 말린다. 잎 뒷면은 흰빛이 도는 녹색이고, 잎자루는 길이가 1∼3mm이다.
꽃은 8∼9월에 황색이 띤 갈색으로 피고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여러 개가 달린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세모진 바소꼴이다. 화관은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세모진 좁은 달걀 모양이며, 부화관의 갈라진 조각은 달걀 모양이고 곧게 서며 수술대보다 짧다. 수술은 5개이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골돌이고 길이 6∼8cm의 좁은 바소꼴이며 털이 없다. 종자는 좁은 달걀 모양이고 좁은 날개가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흰색의 관모가 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서장경(徐長卿)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혈압과 고지혈증을 내리고 진통·진정·항균 효과가 있다.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렇게 제가 식물 이름 하나를 알아내는데 몇 날 며칠을 걸리곤 했던 구년 전의 식물 사랑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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