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9일 토 맑음
올해 들어 첫황사가 나타났어요. 대낮인데도 황사로 인해 시야가 한번씩 희끄무레하게 보이니 밝은 햇살이 황사 앞에선 무색하기만 한 봄날입니다. 황사는 사람들의 호흡기 질환 등 치명적이 되지만, 식물들에겐 다른 토양을 가져다 주니, 식물 입장에서는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해요.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집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수돗가 담장 아래 보라색이 눈에 띄였습니다.
누구일까요?
바로 처녀치마 꽃이 피어나는 중이었습니다.
처녀치마 사이 수줍게 꽃봉오리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어요.
겨우내 죽은 듯이 땅으로 잎을 펼치고 드러누워 있던 처녀치마 잎 속에서, 저렇게 고운 색상을 간직하다니...
꽃 봉오리 세 개 중 가장 먼저 피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영하 십 몇도를 참아내고 어여쁜 꽃이 피다니 놀랍습니다.
생명력이 강한 야생화입니다.
지난 해 봄에는 처녀치마 곁에 분홍 노루귀, 청색 노루귀 꽃도 함께 피어났는데, 노루귀는 모진 겨울을 이겨내지 못했나 봐요. 지난 겨울 오죽 추웠습니까? 없어진 노루귀가 애석합니다.
3월 20일 일요일 모습
새벽부터 오전 내내 실비가 내렸습니다.
봄비가 반가웠나 봅니다.
봄비를 맞으면서도 꽃이 피어나는군요.
봄비 맞으니 급했나 봐요. 줄기를 뽑아올리기도 전에 꽃봉오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 처녀치마 특징 :
여러해살이풀이다.
잎 및 줄기: 근경이 짧고 곧으며 잎은 길이 6∼20cm의 도피침형으로 털이 없고 방석처럼 지면 위에 사방으로 퍼진다.
꽃 및 열매: 꽃은 4월에 3∼10개의 홍자색 꽃이 총상으로 달리며 꽃이 핀 후에는 자갈색을 띤다. 화경은 높이 10∼30cm로 포 같은 잎이 달리며 새로운 잎이 방석처럼 밑부분의 옆에서 돋아난다. 화피열편은 6개로 길이 1∼1.5cm의 도피침형이며 수술은 6개로 수술대가 화피보다 길다. 삭과는 마른 화피로 싸여 위를 향해 달리며 3개의 능선이 있고 포배개열되며 종자는 길이 5mm의 선형이다.
서식환경의 유형 및 환경조건: 산지의 다소 습기가 있는 음지에 서식
분포: 우리나라 각처에 분포
처녀치마 뒤편에 자리잡은 할미꽃도 꽃봉오리를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처녀치마 못지 않게 할미꽃 또한 생명력 하나는 끝내주는 야생화입니다.
보소소한 솜털로 덮힌 할미꽃, 다음 주엔 꽃이 피어날 것 같아요.
내일은 황사를 동반한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하늘에서 흙비가 내리면 겨우내 잠자던 식물들에겐 겨울잠에서 깨어나라는 노크 비가 될 것입니다. 황사비가 그치고 난 뒤, 물 오른 각종 식물들을 미리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처녀 치마 꽃말 : 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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