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0일, 한창 무더울 때 김장 배추 씨앗을 농협에서 구입하여 뿌렸습니다.
이웃 사람들은 모종을 사서 심으면 쉬운데 힘들게 왜 그렇게 힘들게 심느냐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게요. 속으로만 대답했습니다.
'힘은 들지만 씨앗을 뿌리면 꼬물꼬물 싹터 올라오는 모습을 관찰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잖아요?'
짠, 그 새 한 달하고도 보름이 지났습니다. 배추밭이 이런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우선 보기에도 이렇게 튼실하게 자랐습니다. 벌레 하나 먹지 않은 깨끗한 배추잎이 너무 신기하지 않습니까?
제가 생각해 낸 것이지만 너무도 신기해서 그 비밀을 공개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어요.
'모기향을 피워놓으면 모기나 하루살이 등등이 다 피하더라. 그러니 어쩌면 곤충들도 화기를 싫어할 지 모르겠다.'
생각은 즉시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이 여름에 왠 화로? 저에겐 너무도 유용한 화로입니다. 모기향불 피우고, 그 재도 활용하는 일석이조 역할
( 심연식 선생님의 '백년 된 보물 팔기'에서 허브와 맞바꾼 옛날 화로 여기 클릭해 보세요.)
모기향 피우고 난 그 재에 물을 부었습니다. 국수 거름망을 가지고 와서 그 잿물을 걸렀습니다.
이렇게 잿물을 받았어요.
잿물을 한 숟가락씩 떠서 배추에게 먹였습니다.
마치 아기에게 이유식을 먹이듯...
'배추 모종이 잿물에 녹아 없어지거나 아니면 튼튼히 자라겠지?" 하는 마음으로 난생 처음 듣도 보도 못한 희안한 짓(?)을 하는 제 자신이 우습기도 하였습니다.
배추 모종 주변으로 재를 부어 주었습니다.
잿물로 목욕한 배추 모종
잿물을 이틀마다 세 번 떠 먹여 주었습니다.
숟가락으로 잿물 받아먹고 자란 모종들 - 2012년 9월 2일 모습이었구요.
2012년 9월 23일 모습입니다.
벌레들은 화기를 정말 싫어하는 것 맞습니다. 제가 심은 배추잎에 배추흰나비가 알을 쓸어놓지 않았구요. 진딧물도 생기지 않았구요. 방아깨비, 메뚜기도 뜯어먹지 않았습니다.
유기농 거름은 바로 이년동안 발효시킨 깻묵을 한 줌씩 뭉쳐서 배추 뿌리 근처에 놓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잔디 깎은 것을 태운 재로 배추 주변에 뿌려 주었습니다.
속잎이 부드럽게 차올라오고 있습니다.
유기농 배추 25포기 수확할 때까지 저 배추들이 벌레에게 수난당하지 않기를 맘 속으로 빕니다.
3000원어치 산 생강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며칠 전 생노병사에서 질산염에 대해 방송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화확비료가 왜 해로운지 알고나니 무식하게 농사 짓는 것 같은 저만의 창의적 농법이 결코 무식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 東아, 제가 비록 농사꾼은 아니지만 조금씩 심어놓고 화초 돌보듯 키우는 제 방법에 제발 토 좀 달지 마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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