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길어지는 요즈음입니다.
지난 봄, 여름, 가을 틈나는 대로 이것 저것 만들어 놓은 꽃차 중에서 오늘은 엉겅퀴꽃차를 준비했습니다.
물 속에서 피어나는 엉겅퀴꽃봉오리, 겨울밤에 만나니 반갑습니다.
지난 여름날 말려놓았던 엉겅퀴 꽃봉오리입니다.
심심유곡 속으로 심 찾으러 떠났다가 우연히 그 깊은 산 속 오솔길가에서 엉겅퀴 군락지를 만났습니다. 원래 목적이 심 찾는 것이었기에 엉겅퀴 뿌리가 약효가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두고 가려니 미련이 많이 남아서 꽃봉오리를 조금 채취했습니다.
그 날, 집에 와서 꽃봉오리를 깨끗이 씻어서 식품건조기에 바로 말렸습니다. 이튿날 건조기를 열다가 정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분명 꽃봉오리를 넣었는데 꽃들이 활짝 다 피어난 모습으로 말라 있었던 것입니다.
한 가지 깨달았습니다. 민들레꽃, 엉겅퀴꽃으로 꽃차를 만드려면 필히 수증기에 살짝 쪄서 말려야 원형 그대로 말릴 수 있다는...
어쨌건 건조기로 말린 엉겅퀴꽃봉오리를 커다란 냄비에 넣고 살짝 덖음했습니다. 덖음을 하면 꽃 색깔이 변하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로 마실 때 구수한 맛이 더해집니다.(경험상 생화를 그냥 덖음하면 모양도 흐트러지고 자칫 잘못하면 꽃잎이 물러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먼저 말린 다음 덖음을 합니다.)
마른 엉겅퀴꽃봉오리를 몇 개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니 이내 꽃봉오리가 살아나며 노란색이 우러납니다.
물 속에서 꽃이 피어났습니다.
여름날 어여쁘게 피어났던 엉겅퀴꽃을 다시 만난 듯 반갑습니다.
우리 집 뒤뜰에서 자라는 엉겅퀴꽃입니다.
이렇게 고운 꽃을 생각없이 그냥 꺾으려다간 손가락이 다 찔려요. 장미못지않게 가시투성이입니다.
엉겅퀴 효능
피를 멈추고 엉키게 한다고 해서 엉겅퀴라 이름 지어진 만큼 코피, 잇몸 출혈 등의 지혈 작용에 좋고 특히 간 질환에 좋아 간 기능을 좋게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류마티스 관절염, 관절 통증 완화, 신경통, 항염증, 정력 증진, 간, 담낭, 고혈압, 혈액순환 등등 이 모든 것에 좋다니 만병통치 꽃차격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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