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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탐사 literary exploration/창작 작품

도깨비 나라에 가 보셨어요?

by Asparagus 2018.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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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도깨비 나라에 가 보셨어요?
                                                                               아스파라거스

 

제 이야기 한 번 들어 보실래요? 저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고 분홍 벚꽃이 호르르 떨어지던 봄날 저는 도깨비 나라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저의 말을 
믿어 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제 말을 가장 잘 믿어 주시는 아버지조차 말입니다. 제가 
도깨비 나라에 다녀왔다는 것을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중 한 명 정도는 꼭 믿어 주실 거지
요? 그럼 도깨비 나라에는 어떻게 해서 가 보았는지 지금부터 살짝 이야기해 드릴 게요.
 
사람이 살지 않는 깊고 깊은 산 속에 도깨비 나라가 있다고 해요. 사람들 눈에는 결코 보
이지 않는 나라래요. 머리가 커다란 도깨비는 우리 사람들보다 세 배쯤 큰 왕방울 눈에 코
는 주먹코처럼 커다랗게 생겼지만 마음씨는 아주 착하다고 해요. 운이 좋으면 우리들하고 
친구도 할 수 있다고 그래요. 도깨비 나라에서 가장 멋있는 보물이 무엇인지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지요?

 

예, 바로 도깨비 방망이지요. 무엇이든 갖고 싶을 때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
며 아무 곳에나 "툭!" 치면서
"금 나와라, 뚝딱!"
"초콜릿 나와라, 뚝딱!"
그러면 눈 깜빡 할 새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그 신기한 방망이라니….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도깨비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실 적마다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
는 그 도깨비 나라에 꼭 가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깨비 방망이라는 것을 단 
한번만이라도 휘둘러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어떻게 하면 도깨비 나라에도 가보고 도깨비 방
망이도 만져 볼까요? 저는 밤낮 그 생각뿐이었어요. 

 

정말 도깨비 나라는 어떻게 하면 찾아갈 수 있을지, 그 생각만 하면 밥도 잘 넘어가지 않
았어요. 이런 제 마음을 모르시는 어머니는 
"진아야, 넌 식탁에 앉아서 밥 먹는 태도가 왜 그러니? 젓가락으로 밥을 헤아려 가며 먹
으면 안돼. 숟가락으로 밥을 복스럽게 폭폭 떠먹어야지."
하시며 꾸중을 하셨어요.

 

아참, 어쩌면 아버지에게 부탁하면 도깨비 나라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저희 아버지
는 인터넷 검색을 하시어 길 찾아내시는 데는 도사이시니까, 도깨비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쉽게 찾아내실 거여요. 그렇게 생각하니 그 날 따라 더욱 아버지의 퇴근 시간이 기다려졌어
요. 드디어 아버지가 오셨어요.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인사하는 것도 잊고 아버지 허리에 매
달려 제 이야기를 했지요.

 

아버지는 저의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와, 우리 진아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줄 몰랐구나. 도깨비 나라에 가고 싶다고? 어떻  
  게 하면 도깨비 나라에 갈 수 있는지 컴퓨터로 찾아 달라고?"
하시며 껄껄 웃으셨습니다.
"음, 어디 보자. 우리 진아 소원을 컴퓨터가 들어줄는지..."
그러시며 제 방에 오시어 컴퓨터를 켰습니다. 그때였어요. 어머니가 제 방문을 벌컥 여시며 
이러셨어요.
"아니? 당신? 새벽이면 눈뜨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출근하고 퇴근해서는 또 밤늦도
록 컴퓨터 앞에 앉으면서, 오늘은 무슨 급한 일이 있기에 퇴근하자마자 씻지도 않고 진아 
컴퓨터 앞에 앉아요? 도대체 컴퓨터 속에서는 뭐가 나오기에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그러시
느냐고요?"

 

저는 마음속으로 "휴∼" 한숨을 쉬었습니다. 아버지 덕택에 어머니의 화살을 피할 수 있
었으니까요. 제가 컴퓨터 앞에 앉아 오락하는 것을 단 일초도 허락하지 않는 어머니여요. 그
러니, 저는 엄마를 속이는 일이 많아요. 어머니 몰래 신나게 오락을 하다가 어머니 발자국 
소리가 나면 얼른 화면을 꺼 버리고 책상 위에 놓인 아무 책이나 펼치고 소리내어 읽지요. 

 

엄마는 그런 제 모습을 보고
"호호호, 착한 우리 진이, 나 닮아서 책읽기를 너무 좋아해서 어쩌지? 그만 읽고 간식 좀 
먹고 하렴."
이렇게 좋아하셔요. 그러니, 제가 컴퓨터를 켜려면 방문을 꼭 닫고, 귀는 어머니 발자국 소
리가 나는지 귀 기울이며, 손과 눈으로 부지런히 오락을 해야 해요.

 

아무튼 그날 저녁,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점잖게 말씀하셨어요.
"아, 요즘 일 학년 교과서는 왜 이렇게 어렵지? 우리가 학교 다녔을 적하고는 모든 것이 
틀린단 말이야.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진아가 질문을 하는데 내가 컴퓨터로 얼른 찾아 주어
야지. 당신이 좀 이해해 주지 그래."

 

그러면서 아버지는 저에게 한쪽 눈을 깜빡였어요. 어머니는 아버지의 그 말씀에 아무 소
리도 않고 제 방에서 나가셨어요. 제가 가끔 가다 어머니에게 교과서를 보이며 질문을 하면 
"어머, 진아야. 그런 것은 너희 아버지가 더 잘 아시잖니? 아버지가 오시면 여쭈어 보렴."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었을 거여요.

 

아버지는 인터넷을 연결한 후 검색 창에 "도깨비 나라는 어떻게 갈 수 있어요?" 라고 제
가 아버지에게 한 말을 그대로 쳤어요. 그런데 어쩜, 제 기대가 와르르 무너졌어요. 도깨비
에 관한 이야기만 화면 가득히 나왔어요. 제가 찾고자 하는 도깨비 나라로 가는 길은 어디
에도 없었어요.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지금까지 도깨비 나라로 가는 방법을 모르나 봐요.

 

일요일이 되었어요. 부모님은 친척 결혼식에 가신다고 외출 준비를 하셨어요. 저보고도 같
이 가자고 하셨어요. 저는 머리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였어요. 제 방 침대에 누워 동화책을 
읽으며 집에 남아 있겠다고 하였어요. 부모님이 나가시자마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어요. 제가 직접 도깨비 나라를 찾아보려고요. 제가 전에 안경을 잃었을 때 온 집안
을 휘젓고 다닌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어머니가 저에게 
"호호호, 진아야!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네 머리에 있는 것은 무엇이냐?"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 때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속담 뜻을 알았거든요. 그 속담
처럼 어쩌면 깊디깊은 산 속은 바로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보이는 앞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했어요.

 

  사실 저희가 사는 아파트도 옛날에는 산이었대요. 그 산들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켜 아
파트 숲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제가 사는 동네가 바로 깊디깊은 산 속이 아니고 무엇이겠어
요?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저희 집에서 보이는 앞산 속에는 도깨비 나라가 꼭 있을 것 같았
어요. 그래서 일요일만 되기를 기다린 것이어요. 혹시 돈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동안 모아 둔 용돈을 전부 들고 집을 나섰어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일층을 눌렀
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제가 탄 엘리베이터의 움직임이 이상했어요. 
'어머? 어머? 이 엘리베이터가 고장났나 봐!'

급히 노란 색 호출 단추를 눌렀어요.
"경비실 아저씨! 엘리베이터가 이상해요. 엘리베이터가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게처럼 옆으
로 가고 있어요."

 

그런데 경비실에서는 제가 장난 전화를 하신 줄 아는 거여요. 
"얘, 우리는 여기서 CCTV를 항상 보고 있어. 장난치지 마! 지금 네가 탄 엘리베이터는 
아무 문제도 없단다. 쯧쯧! 요즘 초등학생들은 저렇게 능청스럽게 어른을 놀린다니까!"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수화기를 탁 놓아 버리시는 거여요.

 

저는 겁이 나서 얼른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저절로 스르르 열리는 거여요. 얼른 내렸어요. 엘리베이터 밖을 나오니 처음 보는 나무들이 
가득 우거진 숲 속이잖아요? 그러니 제가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 순간 어머니가 평소에 저
에게 가르쳐 주신 속담 하나가 떠올랐어요.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라
는 말이요. 그 말을 떠올리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대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제가 엘리베이터를 탔을 적에는 분명히 아침이었는데?'
'하늘에 둥근 달이 떠 있다니? 그새 밤이 되었나? 정말 이상한 일도 다 있지?'   
'혹시? 내가 도깨비 나라만 생각하다 보니까 정말 도깨비 나라에 온 것 아냐?'
'도깨비는 어디에 있지? 혹 이게 꿈은 아닐까?'

 

이렇게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앞을 보니 오솔길이 보였어요. 보름달이 떠 있어 사방이 
가로등을 켠 듯 환했어요. 몇 발자국 걸었을까? 무언가 발에 걸리는 것이 있었어요. 허리를 
구부려 주워 보니 안경이었어요. 
'어? 이 안경, 정말 크다. 누가 안경을 떨어뜨렸지?'

 

안경이 참으로 이상하게 생겼어요. 유리알이 얼마나 큰지 제 얼굴을 다 덮고도 남을 정도
였어요. 얼른 안경을 벗고 껴 보았어요. 그런데 참 이상한 일도 다 있지요. 그 커다란 안경
을 끼고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서 저랑 키가 비슷한 도깨비 두 명이 보였어요.

 

제가 진짜로 도깨비 나라에 온 것이 맞았어요. 저는 살금살금 다가가서 나무 뒤에 숨어서 
도깨비를 살펴보았어요. 진짜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착한 도깨비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요. 그
런데 도깨비들이 우리 사람들처럼 말다툼을 하고 있었어요. 

 

"어? 깨비 형님아, 형님 때문에 요술 안경을 떨어뜨렸잖아?"
"아이 참, 깨비 동생아, 네가 불쑥 내 앞으로 오는 바람에 놀라서 손을 치켜드는 순간 그
렇게 되었어. 화내지 말고 얼른 찾아보렴."
"몰라, 몰라, 못 찾으면 어떻게 해?"
"그렇게 짜증 부리지 말고, 얼른 찾을 생각이나 해. 아무튼 미안. 내가 조심성이 없어
서…."

 

'이게 무슨 소리야? 요술 안경? 그래서 내가 이 안경을 끼니 도깨비들이 보였나?'
저는 나무 뒤에서 도깨비들에게 말했어요.
"얘들아, 너희들 지금 안경 찾니?"
"응, 누가 말을 했지? 우리들 앞에는 아무도 없는데?"
"아니? 지금 말하는 너는 혹 사람 아니니? 너는 우리들을 볼 수 있니? 우리들 앞에 있
니?"

 

"응, 너희들 앞에 서 있어. 나는 사람이야. 너희들은 도깨비가 맞지? 그런데, 참 이상해. 
내 안경을 끼면 너희들이 안보이지만, 너희들이 잃어 버렸다는 안경을 끼니 너희들이 잘 보
여."
"뭐? 네가 우리가 지금 찾고 있는 안경을 꼈다고? 우리 앞에 있다고? 그럼 우리 아버지 
말씀이 진짜였구나. 그 안경을 끼면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했어. 그래서 우리는 사람 나라
에 구경가려고 부모님 몰래 그 안경을 살짝 가지고 나온 거야. 그 안경은 우리 도깨비 나라
에서 몇 개 없는 보물이야."
"빨리 돌려 줘."
'응? 그럼 도깨비들도 평소에 우리 사람들을 못 본다는 말 아니야?' 
우리 사람들이 도깨비를 못 보는 것처럼 도깨비들도 사람을 볼 수 없나 보아요. 
"응, 내가 안경을 벗으면 나는 너희들을 볼 수 없잖아? 그러니 잠시만 쓰고 돌려줄게. 아
주 잠깐동안만…."
"안돼, 그 안경은 사람들 손에 들어가면 큰일난다고 우리 아빠가 말씀 하셨어."

 

저는 도깨비 형제랑 친구를 하려고 했지만, 안경 낀 쪽은 볼 수 있고, 끼지 않은 쪽은 볼 
수 없으니, 그럴 수는 없었어요. 요술 안경을 빼앗기기 전에 그 자리에서 얼른 벗어났어요. 
꿈에도 그리던 도깨비 나라에 왔으니, 도깨비 방망이를 구해야 하잖아요? 도깨비 형제가 
"얘, 제발 그 안경 돌려 줘!"
애원했지만 저는 더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갔어요. 오솔길 모퉁이에서 돌부리에 걸려 그만 넘
어졌어요. 그 순간 땅이 푹 꺼진다 싶더니 아래로 툭 떨어졌어요. 제가 떨어질 때 동댕이쳐
진 안경을 얼른 찾아 다시 눈에 꼈어요.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벌떡 일어났어요. 글쎄 이
런 행운이? 고맙게도 그 곳이 바로 도깨비 집이었어요.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도깨비들은 
땅속 동굴에서 살고 있었어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도깨비 집을 구경했지요. 동굴 속 가장 
넓은 곳에 커다란 침대가 보였어요. 그 위에 어른 도깨비가 똑바로 누워 "푸∼, 푸∼"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었어요. 도깨비가 깰까 봐 조심조심 숨죽여 동굴 속을 살펴보았어요. 도깨
비 방망이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저는 다시 어른 도깨비가 자고 있는 곳으로 가 보았지요. 
도깨비 방망이는 바로 어른 도깨비가 가슴에 꼭 껴안고 있잖아요? 한참을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도깨비가 깨지 않게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방망이를 살그머니 빼려고 했는데, 빠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있는 힘껏 잡아당겼지요. 그 순간 저는 방망이와 함께 휙 날아가 동굴 벽
에 쿵 부딪쳤어요. 그 소리에 도깨비가 눈을 번쩍 떴어요. 아, 글쎄 그 눈이 진짜 커다란 접
시 같았어요. 얼마나 크고 빛이 번쩍번쩍 나든지, 저는 너무 무서워서 그만 저도 모르게 도
깨비 방망이로 주문을 외우며 동굴을 탁 쳤지요.

 

"도깨비 방망이야. 얼른 우리 집으로, 뚝딱!"
순식간에 저는 제 침대 아래로 툭 떨어지더라고요. 
아니, 이런 이런, 제가 실수를 하다니요. 주문을 외우며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른 후 저도 
모르게 도깨비 방망이를 땅에 휙 집어 던져버렸다니까요. 그러니 제가 주문다운 주문 한 번 
못 외워 보고 도깨비 방망이를 두고 왔으니 얼마나 억울했겠어요?

 

이런 제 이야기를 그날 볼 일 보고 돌아오신 부모님에게 이야기 하니
"어? 우리 진이 이제 머리 안 아프나 보네? 머리 아프다고 낮잠 잔다 하더니, 참 재미있
는 꿈을 꾸었구나." 
외할머니에게 이야기 해 드려도
"아유, 우리 진이, 늘 동화책을 끼고 살더니 이제 동화도 잘 지어내는구나. 우리 진이는 
커서 동화 작가 하면 되겠네"
하고 말씀하셔요.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
"어? 진아, 이제 보니 거짓말쟁이이네? 그럼 네가 껴 보았다는 안경은 어디에 있는데?"
이러면서 증거품이 없어서 제 말을 믿어 줄 수 없다고 해요. 
  
  그럼 제가 꼈던 그 큼지막한 안경은 어떻게 했느냐고요? 생각만 해도 아까워요. 제가 도
깨비 방망이를 휘두를 때 방망이가 그 커다란 도깨비 안경을 스치면서 안경이 벗겨진 거여
요. 이 모든 것이 다 제가 너무 성급한 때문이 아니겠어요? 그러니 저는 도깨비 나라에 한 
번 가 본 것이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 원통해요.

 

도깨비 방망이만 있으면 "돈 나와라, 뚝딱!" 해서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별의 별 스티
커들을 다 사서 친구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을 거구요. 고무줄 놀이를 할 때, 고무줄을 끊
고 도망을 가는 남자 친구들이 있을 때는 "도우미 도깨비 나와라, 뚝딱!" 해서 혼을 내주었
을 거여요. 아니, 무엇보다도 저는 이렇게 도깨비 방망이를 휘둘렀을 거여요.
"옆집 혜민이 동생처럼 어여쁜 내 동생 나와라, 뚝딱."
"아무리 글을 써도 닳지 않고 부러지지 않는 연필 나와라, 뚝딱."
가끔가다 학교에서 공부하기가 지겨워질 때는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약 나와라, 뚝딱."
이렇게 주문을 하면 우리들은 열심히 공부할 것이고, 부모님들은 공부하지 않고 놀기만 
한다고 걱정하는 일이 없어졌겠지요?

 

참! 도깨비 나라에서 인간 마을로 구경오려고 한 꼬마 도깨비들이 있었잖아요? 그 아이들
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요.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때, 또는 친구들하고 재미있
게 놀 때 갑자기 누가 내 머리를 콩 쥐어박았나, 아니면 귀가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면 
분명히 그 꼬마 도깨비들 짓 일거여요. 그럴 땐 얼른 그 주변을 손으로 휘둘러보세요. 행운
이 있다면 혹 그 도깨비들을 눈으로 볼 수는 없어도 만져 볼 수는 있지 않겠어요? 
그럼 오늘 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칠 게요. 제가 이 다음에 도깨비 나라에 또 한 번 가게 
된다면 제 이야기를 믿어 주는 여러분들도 함께 데리고 갈게요. 그러니 언제라도 저에게 연
락 주세요. 안녕!(2004년 3월 대구문학 봄호)

 

 

 

문학을 손놓은지 어언 십 몇 년이 됩니다.

쌍둥이 아들 뒷바라지 하기 위해 거주지를 서울 가까운 곳으로 옮기면서 문학회 모임에도 가지 않게 되니, 문학도 손놓아버렸습니다. 제 속에 내재된 문학성도 이젠 사라져 버렸나 봐요.

문득 지난 날 쓴 작품을 여기로 살짝 가져와서 다시 읽어봅니다.

제가 지금 읽으니 재미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차근차근 읽어주실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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