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1일 토요일 흐림
나보다 두 살 적은 친정 올케 언니, 호적 나이는 아무 상관없다. 단지 오빠 아내이기 때문에 언니이다.
언니라서 언니답게(?) 나에게 해마다 김장 김치를 담아서 보내준다.
올해는 내가 미리 김장을 했다고 했더니 배추김치는 빼고 밑반찬을 이렇게 장만해 선물해 주었다.
통에서 반찬들을 조금씩 꺼내어 접시에 담았다.
콩잎 김치, 들깻잎 김치, 맛간장, 더덕장아찌, 마늘종 장아찌. 고추장
갓 지은 쌀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맛 평가, 무슨 말이 필요하리. 밥 한 그릇 다 비우고 나니, 한 그릇 더 먹고 싶게 만드는 그 유혹이라니...
우리 부부 위해 이 많은 반찬을 만들어 준 정성에 감동했다.
오른쪽 맛간장-집 간장에 스무 여 가지 재료를 넣고 달여서 만들었다고 한다. 회, 만두, 야채샐러드 등과 잘 어울리는 기능성 맛간장이다.
마늘종 장아찌, 더덕 장아찌, 호박 식혜(감주)
기능성 영양 고추장- 뚜껑에 쓰인 대로 마늘, 생강, 표고버섯, 양파, 다시마를 바싹 말린 후, 가루를 내어 고추장 담을 때 넣었다고 한다. 쌀엿(조청)과 청주를 넣고 이런 각종 재료를 넣어 만든 맛고추장.
참으로 감칠맛이 나는 일품 고추장이다.
더덕 고추장 장아찌, 마늘종, 고추장
콩잎 김치, 들깻잎 김치
콩잎 김치는 경상도 사람만 담아서 먹는 먹거리이다.
가을철, 콩밭에서 누렇게 단풍 든 콩잎을 따서 소금물에 한 달 정도 삭힌 후, 김장할 무렵 담아서 먹은 겨울 밑반찬이다. 콩잎 김치 한 가지만 있어도 밥 한 그릇 순식간에 없어진다.
친정아버지는 이 콩잎 김치를 참으로 좋아하셨다. 이런 아버지를 위해 친정 엄마는 해마다 콩잎 김치를 담으셨다.
추억이 깃든 콩잎 김치를 친정 올케 언니 덕분에 해마다 한 번씩 맛보다니...
들깻잎 김치도 내가 담는 솜씨와는 비교할 수 없다.
이 밑반찬이 있어 긴긴 겨울 밥상 차릴 때마다 행복할 거야. 나보다 두 살 적은 친정 올케 언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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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일주일뒤, 친정 올캐언니는 김장을 했다며 배추 김치를 또 보내주었다.
내가 담은 김장 김치와는 때깔부터 다르다. 접시에 담아 식탁에 놓으니 다른 반찬 먹지 않고 김치만으로 밥 한 그릇 뚝딱하고 난 남편 왈
"아따, 오늘 밥 잘 먹었다."
라고...
"아니? 내가 만든 김장김치 맛있다고 하더니 언니가 담은 김치가 더 맛있다는 말이네?"
웃으며 핀잔아닌 핀잔을 주었다.
그러고보니 내가 담은 김치는 경기도식이고, 올케 언니가 담은 김치는 경상도식이니 남편 입맛에 딱 맞았던 것이다.
보릿가루로 담은 고추장, 비빔밥 할 때, 쌈장 대용으로 등등 활용도가 다양한 고추장을 맛보라고 또 보내 주었다.
고마워, 덕분에 올 겨울 반찬 걱정 없이 잘 먹을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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