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9일 화요일
낮에 문득 햄버거가 먹고 싶었습니다. 몇 년 만에 맥도널드에 갔는지 기억이 까마득합니다. 아마 십 년도 넘지 않았을까? 차 속에서 주문하려다가 매장 안에 직접 들어갔어요.
시골에서 살다 보니 패스트푸드는 자연 멀어져서 생각조차 한 적 없었습니다.
매장에 들어오니 별별 메뉴가 다 있습니다.
빅맥, 사진으로 보니 무지무지 커 보여 옆에 서 있는 삼십 대 청년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저 빅맥, 성인이 혼자 다 먹을 수 있어요?"
"네, 혼자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그래서 빅맥 두 개와 닭가슴살이 들어있는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그 두 개를 구입했습니다.
이웃사촌집에서 함께 먹으려고 갔습니다.
완연한 봄날씨 덕분, 바깥에서 먹기 딱 좋았습니다.
'으, 완전 사진빨'인 줄 몰랐습니다. 엄청 커 보였지만 십여 년 전 햄버거나 지금 햄버거나 크기가 거의 같았어요. 성인 혼자 다 먹을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해준 청년이 속으로 웃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그제야 듭니다.
너무도 오래전에 먹어서 잊혀졌나 싶었던 햄버거 맛, 다 먹어갈 즈음에야 고소한 그 맛을 되찾은 것 같았어요. 옆에 있으면 하나 더 먹을 뻔했거든요? 이웃사촌언니가 정성스럽게 차려온 배와 방울토마토와 커피로 후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간단한 점심을 떼우고 나서 정원 구경했습니다. 키우고 있는 나무들 중 칼슘나무 한 그루, 포도나무 한 그루를 뽑아서 주신다고 했습니다. 칼슘나무 꽃 피고 열매 맺은 것 감상하는 재미가 크기 때문에 일부러 뽑아주시는 것입니다. 다년생인 너도부추도 한 무더기 뽑아주셨어요.
그다음 담장 밖에 묻어둔 김장김치도 꺼내어 주시는 것입니다.
김치 냉장고에 넣으려고 얼른 집으로 왔습니다. 배추 김장김치, 동치미, 총각무, 그리고 구덩이 속에서 겨울난 무 네 개가 식탁 위에 가득입니다. 김치 냉장고에 넣고 얻어온 칼슘나무랑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
햄버거 함께 먹으려고 방문했다가 한 보따리 선물 얻어온, 행복이 넘쳐난 날입니다.
마음 맞는 이웃사촌 있어 행복한 시골살이, 멋지지요?
저녁때 총각김치 한 개 손에 쥐고 밥 한 그릇 뚝딱했습니다.
겨우내 땅속에서 충분히 발효되어 적당히 신맛이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참고>
몇 년 전, 칼슘나무 묘목 세 그루를 얻었는데 그 해 겨울 지나며 죽어버린 것입니다.
사진 클릭해 보세요.
http://blog.daum.net/jmh22/17208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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