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 결혼 1주년 기념 여행
2022년 4월 5일 화요일 맑음
친구가 차 운전하여 세화리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귤 농장으로 갔다.
9년 전 제주 정착하며 귤 묘목 심은 것이 이제 겨우 저만큼 자랐다고 한다. 친환경으로 자라는 귤나무들, 저 많은 풀들을 깎는데 엄청 힘이 들겠다.
삼면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안온한 느낌이 나는 귤 농장이다.
우와! 귤이다, 귤!
친구가 우리 부부를 위해 일부러 수확하지 않고 남겨 놓았다고 한다.
귤 수확 전지가위를 들고 가서 나무에 매달린 귤을 전부 땄다. 나무에 매달린 귤을 난생처음 따며 소소한 행복감에 몸이 잠시 전율했다. 게다가 귤 농장에 웬 고사리가?
육지에서는 아직 고사리가 고개도 내밀지 않는데 제주도는 벌써 고사리밥이 다 핀 것도 있다.
활짝 핀 고사리 사이 덜 핀 고사리를 찾았다. 150번 정도 절을 하고나니 허리가 아파와서 중단했다.^^
아직도 조성중인 귤 농장...
'언제 완성 다하지?'
내가 공연히 속으로 다 걱정된다. 그런데 내 맘이 남편 친구에게 전달되었나 보다. 갑자기
"현씨, 이다음에 오실 땐 친구를 떼어놓고 혼자 가세요. 친구에게 농장일 좀 시키려고요."
이러는 것이다.
언제나 느릿느릿 대답도 잘 안 하던 우리 집 그 사람이 웬일로 잽싸게 대답한다.
"응? 그건 말이 안되지. 우리 집 일도 다 못하는데.... 하하"
'후~~ 졸지에 남편을 제주도에 떨어뜨려 놓는 줄...'
친구가 손수 끓여준 커피도 마시고, 한라봉도 맛보고, 집안 여기저기 구경 후 다시 집을 나섰다.
숙소로 가는 길
세화 1리 팻말을 다시 지나서 안쪽 길로 들어섰다.
한적한 마을 입구 안쪽 길, 오른쪽 큰 소나무가 있는 곳이 친구네 별장이다.
육지 사람이 제주에 정착했으니 친인척, 지인들이 오죽 많이 방문했을까?
그래서 친구는 얼마 전 제주시에 별장을 민박용으로 신청했다고 한다.
친구는 전기차를 마당에 세워두고 아내 데리러 간다고 떠났다. 친구 내외는 아직도 현직에 있다. 아내는 모 요양원 원장이고 친구도 치매노인들 교육하고 있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애용하게 될 우리 숙소이다. 한적한 이곳, 첫날부터 정이 들었다.
이층에도 방 하나, 화장실, 거실이 잘 구비되어 있었다.
아내 데리러 간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내가 근무하는 병원 직원 중 한 명이 확진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저녁 만찬 계획뿐만 아니라 이번 부부 만남은 보류되었다.
'코로나가 참으로 겁난다. 아들이 코로나로 가지 말라는 것 뿌리치고 왔는데, 몸조심하여지겠지.'
숙소에서 잠시 쉬고 나서 숙소 주변을 걸으며 관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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