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2일 목요일 흐림
처서날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처서는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들며, 음력 7월, 올해는 양력 8월 22일입니다. 태양의 황경이 150°에 있을 때입니다.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렀다는데 올해 기온은 지금껏 살아오며 처음 겪는 더위입니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는다고 하는데 따가운 햇살은 더욱 따갑고 높은 습도와 무더위는 가실 줄을 모릅니다. 게다가 풀은 살판 난 듯 마구마구 자라니... 이거야 원...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배추 심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새벽 6시부터 한 시간 배추 심을 이랑을 만들었습니다. 퇴비 두 포대를 이랑에 주르륵 뿌렸습니다.
텃밭이 작다 보니 힘들지만 수작업으로 했습니다. 곡괭이와 호미를 활용해서 잘 섞어 주었습니다.
점심을 먹자마자 대농에 가서 배추 모종을 구입했습니다.
튼튼 모종 불암 3호입니다. 누가 사가고 남은 것 한 판 달랬더니 8,000원이라고 했습니다. 포기수를 헤아려보니 9*7=63
생각 없이 사다 보니 모종을 너무 많이 구입했습니다. 무를 수도 없고... 그냥 들고 왔습니다.
한 포기 한 포기 50-60센티미터 간격으로 심었습니다.
김장용 배추로 키우려고 합니다.
짧은 고랑이니 기껏 14 포기 밖에 심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김치를 조금만 담으려고 합니다. 대파 심어놓은 앞 쪽에 남은 배추 모종 16 포기를 빼곡히 심었습니다. 빼곡히 심은 배추는 자라는 대로 수시로 뽑아서 먹으면 됩니다.
그래도 서른 세 포기가 남았습니다. 마침 참깨 털 때가 된 것 같았습니다. 전지가위로 참깻대를 하나하나 잘라 집 마당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2024년 8월 23일 금요일 비 온 후 맑음
새벽 여섯 시에 텃밭에 갔습니다. 참깨 벤 자리에 퇴비 한 포를 밭에 뿌렸습니다. 퇴비를 섞으며 풀 뽑고 배추밭을 만들었습니다. 땀 뻘뻘 흘리며 수작업 만든 텃밭에 비닐도 치지 않고 남은 배추 모종을 다 심어줬습니다.
빼곡히 심었습니다.
두 시간 걸렸습니다.
'이 짓을 왜 하냐? 남편도 자식도 힘들다고 말리는 이 짓을... 땀 흘려 열심히 노동한 대가를 식구들에게 칭찬도 위로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욕만 먹는데...'
그래도 지구는 돕니다. 식구들을 위해 무농약 유기농으로 자급자족하는 텃밭 농사 고집은 누구를 위함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 스스로 위로하며 아침 밥상을 차렸습니다. 나이 들고 힘들면 누가 하라고 해도 못할 때가 오겠지요. 그때까지 내 손엔 호미와 낫이 들려있을 것입니다.
겨울에 쌈배추, 겉절이로 활용할 배추로 잘 자라주길 빕니다.
2024년 9월 6일, 현재 배추 모종이 이만큼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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