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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끊임없는 말썽

by Asparagus 2008.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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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8일 월요일

아침 먹고나서 東은 천정을 닦고, 나는 집안 이곳 저곳을 청소했다. 그리고 잠시 휴식한다고 일층 서재에 들어갔다가 따뜻한 바닥에 누워 쉰다는 것이 두 시간이 흘러 어느덧 오후 3시. 점심을 하려고 거실을 지나가려다가 보니 계단에 물이 떨어져 있었다. 웬 물? 東과 이층 계단을 올라갔다. 이층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물이 고여 벽지가 축 쳐져 있었다. 양동이를 가져와 물을 받고, 막대기로 천정을 눌러 물을 빼내었다. 東이 지붕에 올라갔다 오더니 원인은 보일러 팽창탱크에서 물이 넘쳐서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오후 4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겨우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이런 무식한 일이 있는가? 그렇게 설계를 잘해서 튼튼히 집을 지었다고 마을 사람들이 다 인정해 주는 집이건만, 어찌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는 날림 공사를 하였단 말인가? 그러니 우리 나라 사람들은 끝마무리를 잘 하지 못한다는 오명을 쓰는 것이다.

 

전소유주는 변호사여서? 처음 설계하고 집을 지은 사람은 보일러공에게 일을 맡기고 지붕에 올라가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보일러를 설치한 사람은 집안에 큰 보일러, 작은 보일러 두 대가 설치되었음에도 용량을 생각하지도 않고, 일반 가정과 같은 작은 팽창탱크를 달아 놓았으니, 보일러가 가동될 때마다 물이 팽창하여 넘쳐 흘렀던 것이다. 전소유주는 겨울에 상주를 해본 적이 없었으니, 물이 흘러 넘쳤어도 저절로 말라 버려 문제점을 찾아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무튼 주택에 살면서 처음 접하는 문제점을 찾아낸 東이 오늘따라 대단하게 느껴지네? ^^

 

너무늦게 점심을 먹은 관계로 저녁은 생각도 없다해서 나도 같이 먹지 않았다. 피로 회복되라고 꿀을 진하게 타서 마시고 東은 아홉시에 잠자리에 들고 나는 밤 10시까지 계단과 벽을 닦았다. 잠이 오지 않아 12시까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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