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7일 금요일 맑음
충주 휴게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고 잠시 쉬었다. 휴대폰이 "6시"하고 외쳤다. 출발하여 양지에 도착하니 7시 4분. 마당에 들어서니 지난 두 주일 동안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던 붉은 조팝나무꽃이 수명이 다된 듯 지고 있었다. 털중나리 역시 시들어 떨어지고, 대신 하늘 말나리가 하늘을 보며 꽃을 피우고 있었다.
화려한 하늘말나리
옆 텃밭에는 지난 주 토요일과 마찬가지로 어김없이 고추랑 토마토, 오이가 주렁주렁 달려 잘도 자라고 있었다. 수박은 핸드볼 크기에서 조금 더 자라 있었고, 호박은 따기 알맞게 커져 있었다.
전원 생활을 하려면 주변에 텃밭이 꼭 있어야 하겠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봄부터 휴일 내내 심은 채소류는 오이, 고추, 파프리카, 피망, 가지, 호박, 박, 완두콩, 대두콩, 검은콩, 갓끈동부콩, 줄강낭콩, 팥, 파, 더덕, 도라지, 옥수수, 피마자,부추, 상추, 쑥갓, 미역취, 참취, 감자, 고구마 등등이다. 집안에 들어 오면 왕비같이 살고, 현관문을 나서면 농부도 되었다가, 정원사가 되었다가, 잡역부가 된다는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태양을 두려워하지 말고, 선크림을 꼭 챙겨 발라야겠다.
참외를 심었는데, 호박이 달린 이유를 알았다. 그저께 성주에서 참외를 사면서 물어 보았더니, 호박에 참외접을 붙여서 그렇다는 것이다. 수박은 크기를 키우기 위해 박에 접붙인다는 것을 알았지만 참외를 호박에 접붙인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다. 그러니 내가 심어 놓은 참외 모종은 호박이 참외보다 왕성히 자라면서 참외 접붙인 것이 제대로 발붙일 틈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식물에도 이렇게 약육강식이 있는 것이다.
제대로 모양을 갖추어 가는 1호 수박
솜털이 보소소한 3호 수박
피망
파프리카- 파프리카나 피망이나 모습이 그게 그거라서 다 익기 전까진 구별이 쉽지 않다.
하늘 향해 피어나고 있는 자귀나무꽃. 흡사 시들어 떨어지기 직전의 나뭇잎 같은 마주 본 잎이 서로 붙어 있는 모습.
집안에 들어오니 엔젤 트롬펫이 활짝 피어 주인을 반겨준다. 밤에 향기가 끝내주게 좋다더니,집안에 향기를 풍기고 있다. 마치 참깨를 갓볶은 듯한 냄새이다. 만원 주고 구입했는데, 가지 아래쪽으로 잔가지들이 너무 많이 나서 다섯 개를 커트칼로 잘라서 삽목을 했다. 일주일 지나도 시들지 않는 것을 보니 뿌리가 제대로 내린 것 같다. 잘 키워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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