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8일 토요일 흐리고 오후 늦게 비
장마 기간이어서 아침해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섭섭하다. 동남향집은 침대에 누워 창밖을 보며 발치로 동산에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아침해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정기를 준다고 한다. 아침해를 만나는 대신 일곱시까지 푹자고 일어나 아침을 먹고 집안을 왔다갔다 앞마당 뒷동산을 왔다갔다 하다가 침대에 누워 책을 읽었다. 창밖에서 새들이 재재거리는 조용한 숲속 마을, 오랜만에 휴식의 기쁨을 맘껏 누렸다. 점심을 먹고 단지내를 한바퀴 돌았다.
1호집 아저씨는 잔디를 깎다말고 나와 인사 나누었다. 경비실을 지나치면서 경비 아저씨와 눈인사 나누고, 집집마다 가꾸어 놓은 정원을 담장 너머로 구경하는데 14호집 아주머니가 잔디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다. 인사하며 정원을 구경했다. 집집마다 참 특색있게 화단을 가꾸어 놓았다. 잘 가꾸어진 잔디밭을 밟으며 융단 같다고 감탄을 하니 17호집이 단지내에서 잔디밭을 가장 잘 가꾸어 놓았다고 귀뜸해준다.
"제 눈에는 전부 잔디만 자라네요. 이렇게 잡초가 나지 않게 손질하려면 정말 힘이 들겠어요."
"제가 좋아서 하는 걸요. 힘든다는 생각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요."
웃으며 나랑 이야기하면서 손은 잠시도 쉬지 않고 잔디밭을 헤집고 있었다.
"이 동네가 너무 아름다워서 주말이면 이 곳에 오지 않을 수 없어요."
"우리도 그래요. 예전에는 참 많이도 놀러 다녔는데, 여기 이사오고부터는 다른 데 놀러 가고 싶은 맘이 없어졌어요. 살면 살수록 정이 드는 곳이에요."
나이를 묻는 것이 실례이다. 14호집 아주머니는 몇 살인지 궁금했지만 나중 천천히 알아보자. 인사하고 우리 집으로 왔다. 택지를 구입하고 6년 전에 집을 신축했다는 앞집 7호집 아주머니는 나와 나이가 같고, 단지가 조성되고 가장 먼저 신축하여 10년째 산다는 오른쪽 옆집 1호집은 두 살 아래이고, 6년전에 신축한 집을 구입한 왼쪽 옆집 4호집은 나보다 한 살 적다.
양지에서, 수원에서, 용인에서, 서울에서 부부가 함께 자영업을 하는 이웃들, 열심히 사는 모습들이 단지를 더 아름답게 만들고 있지나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한 만큼 전원 생활을 즐기며 삶의 여유를 누리는 것이다.
저녁 8시가 좀 넘어, 몇 주만에 쌍둥이 아들이 같이 버스를 타고 왔다. 오는 방법은 서울대에서 셔틀 버스로 낙성대 하차. 낙성대역에서 지하철로 남부고속 터미널까지, 그곳에서 용인, 백암행 고속버스를 타면 50분 걸려 양지 4거리 도착, 東이 픽업해 오는데 10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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