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6일 일요일 흐림
딱새가 날아들었다. 어디로 들어왔을까?
밖으로 나가려고 창문을 향해 돌진한다. 고 조그마한 머리가 유리창에'통'하고 부딪히더니 거실 바닥에 내려 앉았다.
'짜슥, 혹 뇌진탕 걸리는 것 아냐?'
손을 내밀어도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살그머니 붙잡았다. 자, 오늘도 내 손아귀에는 너의 목숨이 달렸구나.
청동 백조 군락과 찰칵!
큰베고니아꽃 옆에서 찰칵!
눈이 어쩌면 이렇게 초롱초롱하지?
지난 번 우리 교실로 참새가 날아들었을 때, 참새 눈빛은 불안 그 자체인데, 이 녀석 눈은 이 세상이 그냥 신기해 못살겠다는 듯한 눈빛이다.
참새는 천성이 급한 반면 딱새는 진짜 점잖고 의젓한 성격인가 보다. 난생 처음 만난 내 손안에 든 새의 이름은?
딱새라는 이름을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여서 알아내었다.
이리 저리 만져보고 모델 되어 준 녀석을 현관문 열고 날려 보내 주었다.
그런데...
이런 또 집안에서 "쭈쭈 쭈쭈" 소리가 나네?
높은 천정으로 또 딱새 한 마리가 종횡무진 날아 다닌다.
아까는 호기심으로 잡아 보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집안에서 내보낼까? 그것이 걱정이다.
천정 위에 혹 딱새집을 지어 놓고 새끼를 부화시킨 것은 아닐까?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마룻바닥에 새 배설물을 발견하지 못했으니, 목욕탕 창문을 통해 날아 든 것이 틀림없다.
딱새 새끼는 종종 걸음으로 천청 네 귀퉁이를 구경하듯이 돌아다녔다.
그러더니 드디어 이 녀석도 힘이 빠졌는지 거실 마룻 바닥에 살그머니 내려 앉았다.
손을 내밀었다.
'이런, 이런? 정말 성격 한 번 좋구나. 그냥 내 손아귀에 쓱 들어 오잖아?'
'얌마! 이젠 울 집안에는 들어오지 마! "
내 손아귀에 든 딱새를 현관 앞 소나무 가지에 살며시 놓아 주었다.
'겁도 없이 초롱한 저 눈망울 좀 보게나'
내 손아귀에서 벗어난 딱새는 날개를 휘리릭 펼치더니 순식간에 날아갔다. 그런데, 이 간뎅이 부은 녀석 보게나.
멀리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앞에 있는 소나무에 내려 앉는 것이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 보는 폼이라니...
숨은 그림 찾기 - 나 찾아봐라! (딱새 말씀)
현관 앞 소나무 가지에 앉아 무얼 보고 있지?
딱새 녀석의 눈빛을 따라 가 보았다.
'아니? 이 녀석도 나처럼 꽃을 무지 좋아하나 보다.'
공작 날개 닮은 자귀나무꽃
한련화
끈끈이 대나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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