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2일
아침 7시부터 마당을 적셔 줄 정도의 비가 두 시간 정도 내렸다. 비가 그친 뒤 아침을 먹고 산책을 했다. 여기 올 적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쩌면 집집마다 정원을 그렇게 깔끔하게 가꾸어 놓았는지, 감탄 그 자체이다. 미숫가루를 타서 이웃들과 나누어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東이 텃밭에 갓끈동부콩줄을 올린다고 작업을 한단다. 식당 창문에서 바깥을 보니 콩이 타고 올라갈 줄을 어설프게 만들고 있었다. 내가 부지런히 심어 놓은 고추, 가지, 토마토, 오이가 이제 땅힘을 얻어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 지주를 제대로 세워주지 않는지 참 답답하다. 노래, 노래를 해도 아직도 해 주지 않는 東이 약간 미워질라 한다.
토마토, 가지, 오이, 고추, 호박, 팥잎, 호박잎, 고구마 줄기를 조금씩 수확했다. 화학 비료를 전혀 주지 않아도 너무나 잘 자라는 채소들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동안 칡넝쿨만 무성했던 땅이어서 그런가? 지난 몇 해 동안 낙엽과 잔디 깎은 것을 갖다 버린 덕분인가? 기본 식재료만 준비해 두면 시장에 갈 필요없이 필요할 때마다 즉시 수확하여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잔디 깎은 것, 잡초 뽑은 것, 전지 한 것을 한 군데 모아 놓으면 이것만으로로 훌륭한 거름이 탄생되는 것이다. 오이를 사면 껍질을 반드시 깎아야만 되는 줄 알았다. 직접 길러서 껍질째 오이를 먹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풋고추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참나무 아래 무늬 비비추꽃
현관앞 비비추꽃
북쪽 뒤뜰의 5구-벌써 빨간딸, 겨우 세 개만 달렸네? 봄에 새싹이 갓 났을 때 옮겨 심기를 하여 불균형으로 자란 잎들.
창문 앞 작살 나무꽃 - 가지는 어느 것이나 원줄기를 두고 양쪽으로 두 개씩 정확하게 마주보고 갈라져서 자란다. 이 모습이 물고기를 잡는 작살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 나무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열매이다. 가을에 지름 4~5mm의 신비한 보라빛 구슬 같은 열매들이 독특한 모습으로 송이송이 맺히는 모습에 누구라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가을 산행을 하다가 이 녀석을 만나면 발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는 매력덩어리 나무.
여름 정원
심봤다!
뱀, 벌레들이 무지 싫어하는 제충국(메리골드, 천수국, 만수국으로도 불리워짐)
붉은 미니 장미
미니 장미
물양귀비
시페루스
우리집 간이 연못에 사는 참개구리 두 마리 중 하나
- 연못을 만든 바로 그 날, 어디서 나타났는지 두 마리가 내 허락도 없이 무단 출입하더니 그냥 눌러 살고 있다.
땅 위에서 모델이 되어 주더니 금새 연못 속으로 퐁당 뛰어 들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물이끼가 너무 많이 자라나서 걷어내고 물 새로 갈아넣는데 30분을 소비했다. 신기한 것은 물이끼를 건져낸다고 내가 그렇게 막대기를 휘저어도 한 번 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꼼짝도 않고 물속에 숨어있는 것이다. 미꾸라지 6마리를 넣어 놓은 덕분에 모기 유충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 기분이 좋았다. 물이 고이는 곳에는 미꾸라지를 반드시 넣어 줄 필요가 있다.
오후에 다시 소낙비 한 줄금하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뒷동산의 녹음과 운무.
집안에서 바라 본 운무에 쌓인 마을 정경.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자두 - 여름 방학 때나 익을려나?
말뚝 박기에 여념이 없는 東 - 저 많은 옥수수를 내가 다 심었네. 따 먹을 일만 남았다.
밭 한 가운데 갓끈동부콩 줄을 만드는 東 - 밭 중간에 갓끈동부콩을 심은 나, 둘 다 참 무지하게 보인다. (실은 옮겨 심으려고 한 것이 시기를 놓쳐 버려 1m도 넘게 자라고 있어서 그냥 자라게 하려니 그렇게 되었다. 올해의 두서 없는 식물 가꾸기를 표본 삼아 내년에는 필히 식물을 경작하기 전에 식물 경작 지도를 미리 설계를 한 후 농사 지어야겠다.
누가 보면 밭 가운데 빨랫줄을 만드나? 하겠네.
거름발이 너무 좋아서 나무만큼 자란 방울 토마토와 오이 넝쿨
새순에서 꽃망울이 망울망울 맺힌 우리 나라꽃 무궁화.
자귀 나무꽃에 찾아온 나비 한 마리 - 그러고 보니 나비라든지 잠자리 등은 왜 항상 혼자 날아 다닐까?
겨우 살아 붙어 달랑 한 송이 핀 큰장미.
화분에서 땅으로 간 허브가 잘 적응하였나 보다. 하얀 꽃 두 송이가 피었다.
남쪽하늘과 자귀나무꽃 - 나무 사이 발트하우스 마을 정경
뒷집 장미
뒷집 현관 입구
구석 구석 티끌하나 없이 정돈된 뒷집 마당-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항상 단정하게 가꾸어 놓은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플록스
마당에 서서 바라 본 남쪽 하늘 - 멀리 보이는 공장 창고도 조만간 없어지고 전원 마을이 들어 설 예정이란다. 창고 옆에는 지난 겨울부터 "벨리타 하우스"를 조성하느라 소음이 좀 심한 요즈음이다.
이제 저 말뚝에 갓끈동부콩이 주렁 주렁 달릴 때를 기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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