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8일 금요일 흐림
매일신문을 구독한 지 어언 삼십 년이 되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입주한 바로 그날부터 칠곡 지점에서 구독한 지는 16년째 접어들었다. 한 달씩 구독료를 내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아서 십오 년 전부터 일 년 치를 미리 선불하고 구독한 열렬 매일신문 구독자였다. 이제 7월 23일부터 매일신문과 결별하려고 한다. 실은 지난 5월 31일이 선불 끝나는 달이어서 칠곡 지부에 전화를 했더니, 지금껏 열심히 구독해 주고 선불을 한 독자가 없었다고 너무나 섭섭해하시며 여름방학 종업식 하는 날까지 신문을 무료로 넣어 준다고 했다.
앞으로 경기도 주택과 대구 아파트를 오르내리며 살아야하기에 이것저것을 정리하는 중이다. 몇십 년 동안 희로애락을 같이 나눈 매일신문과 결별하려고 하니 마음이 너무나 허전하다. 만남에 있어서 그 대상은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영원한 것은 없구나. 자의든 타의든 이별은 슬프다. 올해 들어 읽고 스크랩해 두었던 신문 내용 중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기사(2008년 6월 24일, 화요일자 27면) 한 편을 되새김하여 내 블로그에 저장하며 매일신문과의 결별을 설워하노라.
이 여름엔 행복하고 싶다
일진스님(운문사 승가대학 학감)
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것들이 참 많다. 돈, 지식, 일, 사랑, 취미활동, 꿈, 종교 등등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새삼스럽게 정리해 본다.
이 많은 것들 중에서 정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 일?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의 내용은 살아가는 행위이고 이 삶의 행위들은 공통적으로 행복해지고 싶은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다가 간다. 그 모든 하는 일들의 내용은 보다 나은 행복을 위해서이다. 행복을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살고 있는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마음이 편한 것
'으로 정의한다면 마음을 기쁘게 하고 편안하게 하는 것들이 행복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에도 많은 것이 있다. 돈, 명예, 건강, 지식, 학벌, 직업, 사랑, 가족, 사람과의 인연, 문화생활, 그 밖에도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행복의 조건을 더욱 윤택하게 하기 위하여 그래서
구체적으로 더 행복한 삶이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성실한 노력이다. 그래서 행복도 습관에서 온다는 사실을 명심할 일이다
.
행복해지고자 한다면 행복한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목표는 행복이다. 그러면 그 목적 달성을 위한 노력은 당연하다.
동쪽으로 목표가 정해졌다면 동쪽을 향한 발걸음이 정상이다. 목적지는 동쪽인데 서쪽 방향을 향하여 걸음을 떼면 어떻게 될까? 행복해지는 것이 목표라면 행복해지는 행위의 노력을 해야 한다. 나 혼자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과 이웃, 나의 주변도 모두 행복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노력을 해야 한다. 마음으로는 행복해지고 싶고 그것이 목표이면서 실제 생활 습관은 그 반대쪽으로 익혀간다면 일생을 다 산다 해도 행복해질 수 없다. 행복해지는 습관, 행복해지는 노력은 어떻게 할까? 무거운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르듯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성실하게 옮겨 걸어야 한다.
실제로 행복해지는 습관은 훈련을 통해서 2~10주 동안 25% 증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심리학자들은 밝혀냈다고 한다. 나이나 성별, 소득, 교육의 정도는 개인이 느끼는 행복감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심리적인 요인이 더 많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행복은 마음속에 있다. 즉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지 밖에서 오지 않는 것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공차기, 풀 뽑기, 독서하기 등과 같은 자기가 좋아하는 구체적인 일을 하며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산책을 할 때나 차를 마실 때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은 매우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집무실에서, 출퇴근 길의 이동 중에도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행복 습관은 머릿속의 생각을 행복에 집중함으로써 잡념에 잠기거나 나의 행복과 무관한 일들이 생각에 머무는 것을 방지할 수가 있다.
항상 부드럽게 미소짓는 것을 습관 들이는 것은 행복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자연은 저마다 있을 자리에 있으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고요하고 평화롭다.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을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얼마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버린다.
그런데 사람들은 제자리를 지키지 않고 분수 밖의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몸담아 사는 세상 또한 시끄럽다. 세상이 시끄럽다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과 사람들이 하는 바로 그 일이다.
한번만 마음 돌이켜 생각해 보면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은 여기저기 무수히 놓여있다. 그것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서 꽃처럼 피어난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내 이웃을 행복하게 해 줘야 한다. 이웃과 나는 함께 존재하는 인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웃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 되는 것이다.
행복하다는 것은 곧 마음이 행복한 것이다. 행복한 마음은 육체의 병도 이기게 된다. 행복한 마음은 태산도 움직이게 된다. 반대로 불행한 마음 앞에서는 권력도 금력도 무의미해진다. 언제나 행복해지는 방법은 소박한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먹기에 달렸다. 그것은 사실상 그렇게 신비하거나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드는 것도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즉시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처지에 상관없이 행복하다. 그 마음속에 행복의 샘이 있기 때문이다.
행복의 샘을 마음속에 소중하게 간직한 사람은 누구도 그것을 함부로 빼앗을 수 없다. 이 여름엔 모두가 행복해 지이다. 간절히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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