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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부부만 박타나? 우리도 박 탄다.
2008년 10월 25일
저녁 먹고 박바가지 만들기 도전을 했습니다.
우선 손톱으로 박껍질을 눌러보아 단단한 것 두 개를 골랐습니다.
이 박은 작아서 東 혼자 발바닥으로 누르고 톱질을 하여 두 조각을 낸 다음 씨를 뺀 모습입니다.
이 박은 너무 커서 도저히 혼자 못자르겠다고 같이 자르자고 하네요. 졸지에 흥부 부부가 되었습니다.
짠! 박을 여니 금은 보화가 좌르르!
알차게 여문 씨앗이 바로 금은보화입니다.
놋숟가락(유기 숟가락)으로 박 속을 긁어 내는 중입니다.
겉껍질을 칼로 깨끗이 벗겨 내어야 바가지 색깔이 곱답니다.
작업을 다 마쳤으면 박을 삶아야 단단해진대요. 대형 찜통을 구입하여 박을 삶는 중입니다.
햇빛에 하루를 말렸더니 바가지 모습이 되었습니다.
------ 후기
그 많은 박의 운명은?
바가지를 만들어 여기 저기 선물하려던 야무진 꿈은 '한여름밤의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바가지 만드는 일이 너무나 수고로워 일 주일, 이 주일 미루다보니, 겨울은 말없이 성큼 와 버렸고, 테라스에 있던 박은 꽁꽁 얼어서 그 많은 박들이 못쓰게 되었습니다. 수확을 제 때 잘 했으면 갈무리까지 잘하여야만 목적에 맞게 이용을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내년에는 이런 우를 범하지 않아야겠다는 전원생활 일년차 주말 농부의 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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