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4 일 맑음
텃밭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채소들입니다.
지난 해 겨울, 조금 심었던 마늘밭에 뿌린 상추, 밑거름도 하지 않고, 마사토땅에 그냥 심었더랬어요. 겨울을 이기고 살아나서 자라는 것만도 신기합니다. 땅심도 없는데, 상추는 그 척박한 땅에서도 이렇듯 풍성하게 자라서 밥상의 효자 노릇을 합니다. 보들보들한 상추, 입에서 살살 녹아요. 진짜...
앤다이브라는 치커리
이게 바로 먹는 아욱, 빽빽히 뿌린 씨앗이 다 발아되어 자라는 중입니다. 멸치 다싯물로 아욱을 넣고, 소고기 몇 점 넣어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환상적인 된장국이더라구요.
이게 바로 근대입니다. 근대도 처음 심어보았어요. 잎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얘도 아욱국 끓이는 것처럼 된장국을 끓이면 맛이요? 말 못해요.
꽃송이 같은 래디치오-래드치커리
로켓이라는 서양 채소. 민들레처럼 퍼져서 자라나네요. 맛이 아주 신기합니다.
식용 아스파라거스, 다년생이라고 하니 올해 잘 키우면 내년 봄에 아스파라거스 새순을 먹을 수 있을까? 기대하며 조심조심 키우고 있습니다.
브론즈 펜넬(청동 대회향) 정말 구릿빛이 나지요? 이 녀석은 색깔이 땅색과 비슷해서 심어 놓은 곳을 주의하지 않으면 그냥 밟힌다니까요. 맛? 어쩜, 난생 처음 먹어보는 채소(허브)인데, 고기류와 환상적인 만남이 되네요. 입에 맴도는 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아무튼 주변 사람들에게 한번 키워서 드시라고 꼭 권하고 싶은 채소류입니다.
지난 3월 29일 뿌린 완두콩, 지난 주에 이어서 오늘 심은 것 몽땅 뽑아서 수확을 했습니다. 완두콩을 꼬투리째 쪄서 먹는 이 맛. 기껏 두 달 보름 정도 자라서 수확까지 할 수 있는 참 기특한 농산물입니다.
아직 농사 짓는 것은 화초 가꾸기 식으로 심어보고 있습니다. 화학 비료 사양, 제초제 사양, 농약 사양. 그냥 땅에 씨를 뿌리고 하늘에서 내려 주는 빗물과 일주일에 한번씩 지하수로 키웁니다, 벌레도 먹고, 사람도 먹고...
종류마다 반 평도 안되게 조금씩 농사 지어 보며 생각합니다. 일하는 순간은 힘들지만, 이렇게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고, 먹고 싶을 때마다 수시로 뜯어서 먹을 수 있으니 그 수고로움이야말로 행복한 비명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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