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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담금 효소

백초 효소, 드디어 거르다.

by Asparagus 2010.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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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가지 재료를 구하고 담는 것보다 거르는 것이 더 힘든 백초 효소

 

재료 백 가지를 어떻게 구하나? 생각하며 겁도 없이 도전했던 꼭 일년 전 3월 13일, 친정에서 가져 온 동백꽃봉오리를 시작으로 시도한 백초 효소 담그기.

 

우리 주변에 식품으로 활용하는 식물들의 종류들이 그렇게 많이 자라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한 가지, 한 가지 채취하여 항아리에 담았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을 넣다보니, 백초가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더 넣으려고 해도 항아리가 더 이상 받아주지 않아서 백 아홉 가지만 넣고 항아리 입구를 봉했더랬습니다.

 

그럼,  백초 효소가 아니라 백구초 효소?

백 아홉 가지 재료가 들어가도 이름은 백초효소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부르기 쉽잖아요?ㅋ

 항아리 개봉 박두

 항아리 속의 재료를 거르기 위해 빈 항아리를 깨끗이 소독하여 곁에 두고 본격적인 작업으로 들어갔습니다.

 결이 고운 채를 항아리에 걸쳐 놓고, 큰 항아리의 재료들을 조금씩 떠서 채에 담았습니다.

 이런?

시작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난생 처음 오만 재료 다 넣으며, 실수를 범했다는 것을 채에 거르며 알았습니다.

실수란?

제가 왜 마른 재료를 첨가했을까요?

마른 재료 첨가한 것 : 감초, 대추, 오미자 열매, 산수유 열매, 등등

 

이 마른 재료들이 잘 우러난 효소를 다 빨아 드린 것입니다.

제가 상상한 것은 큰 독에서 재료를 건지면 효소가 작은 항아리에 철철 넘칠 것 같았지만, 결과는 너무나 조금 나왔습니다.

액체를 거르려고 하니 뚝뚝 떨어지라는 액체는 제대로 흐르지 않고...

액체를 흠뻑 머금고 탱글탱글하게 있는 재료들을 쥐어 짜려니 손가락에 힘은 없고...

 

아이고, 망했다, 그간의 내 노력이...

이렇게 양이 조금 밖에 안나오다니...

아파트로 내려 오면서 차 속에서 무릎을 쳤습니다.

'이런, 재료들을 들고 건강원에 가져가서 짜 달라고 하면 안될까나? 오히려 달이면 약효가 더 좋지 않을까?'

 

일주일 후인, 그저께 찜통 가득 재료들을 퍼와서 건강원에 가져 갔습니다.

 

두 박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찾자마자 친정 어머니에게 한 박스 가져다 드렸습니다.

"엄마, 백 아홉 가지 넣은 보약 만들어 왔어요. 앞으로 건강하게 백 아홉 살 더 사세요."

올해 아흔 두살 되신 친정 어머니는 제 말을 듣고 아주 기뻐하셨습니다.

 

친정 어머니가 백초 효소를 드시고, 효과가 있다하시면 아직 항아리에 절반 넘게 담긴 재료들을 또 달여서 드려야겠습니다.

 

아참, 제가 일주일간 먹어본 바로는 춘곤증이 없어졌을뿐만 아니라, 힘이 펄펄 나는 것이 거짓말 같은 참말입니다.

 

백초 효소

* 재료 : 식품 및 약초 추출액

* 주 재료 109가지(산삼 두 뿌리 포함)

* 담금 효소 시작한 날 :09년 3월 14일

* 담금 효소 거른 날 : 10년 3월 14일

* 효능 : 마음이 어여뻐짐

                      Handmade in Hyun

 

효능 : 만병 통치 쯤 되려나 봐요? 

백초 효소 도전기, 처음 담으며 범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두 번째 또 도전할까 어쩔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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