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초 효소 마무리 하기
우리 조상들은 무엇이든 짝수를 싫어한다. 백초 효소라고 해서 딱 백 가지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 이유도 있고, 더 첨가하고 싶은 재료들이 있어서 두 달 만에 항아리를 개봉했다.
잘 익어 가고 있는 백 가지 재료가 들어간 백초 효소 항아리
뒷마당에서 자란 머위 줄기를 작두로 잘게 썰기
손가락 굵기 만한 머위 줄기를 까서 반찬하려니 귀찮기도 하고,
항암작용에 머위가 그렇게 좋다고 하여서 다 넣기로 했다.
지난 해 심었던 자소엽(차즈기)가 씨앗이 떨어져 뒷마당 그득했다. 뿌리째 뽑아내어 뿌리만 떼어 내고 잎과 줄기를 작두로 잘랐다.
친정 엄마가 주신 대빵 큰 항아리이다.
머위와 쇠비름, 작약 뿌리, 생강, 대추, 감초를 넣어서 섞은 후, 맨 위에 차즈기로 덮었다.
설탕으로 도포한 후 전자레인지에 2분 소독한 행주로 항아리 안팎을 깨끗이 닦은 다음 삼베 보자기로 항아리를 덮고, 장독 두껑을 덮었다.
몇 주마다 한 번씩 재료를 섞어 준 후 석 달 후, 10월달에 찌꺼기를 거른 다음 다시 6개월을 더 숙성시키면 완성이다, (2010년 4월 초 개봉- 담은 지 일년 경과 후)
완성된 백초 효소는 간장처럼 해가 갈수록 약효가 좋다고 한다.
* 쇠비름 넣은 이유 : 농부들에게 귀찮은 존재 중 하나인 잡초로 취급되는 쇠비름은 다섯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는 식물이며, 약효 또한 무궁무진하다. 다른 말고 장명채라고 하여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고 한다. 또한 늙어도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는다하니, 이 얼마나 귀에 솔깃한 식물인가?
(東에게 고함 : 제발, 텃밭에 절로 나서 자라는 쇠비름은 뽑지 마세요, 제가 이 쇠비름을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쳐 먹는 것을 좋아하잖아요? 이유는 쇠비름을 먹으면 변비에서 해방되어서 그런다는 것 알잖아요? 텃밭에서 만나면 "걸리는 족족 뽑아낸다'고 저의 속 뒤집지 말고, 가위로 잘라 저, 주세요.)
* 자소엽을 맨 마지막에 넣은 이유 : 자소엽은 일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식품 중 하나라고 한다. 매실을 절인 후 붉은 색 낼 때 자소엽은 없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향기가 좋을 뿐만 아니라, 천연방부제 식품 가운데 하나이다.
* 첨가한 재료 101. 머위, 102. 쇠비름, 103. 작약 뿌리, 104. 생강, 105. 대추, 106. 감초, 107. 자소엽 모두 3.9Kg
* 첨가 설탕 4kg
* 지난 3월 친정에서 전지한 동백 나무에서 딴 동백꽃봉오리가 시발점이 되어서 지금까지 첨가한 재료는 모두 107가지가 되었다. 그럼, 지금까지 넣은 총 재료와 설탕은 몇 Kg인지 시간나는 대로 정리해 보아야겠다. 주말마다 우리집 주변에 흔해 빠진 잡초(?)를 비롯, 이런 저런 재료들을 캐고, 뜯고, 씻고, 물기 말리고 작두로 썰어 담느라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두 번 다시 백초 효소 담그기에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모르지. 내가 담은 백초 효소의 효능이 정말 좋다면, 귀찮은 것을 물리치고, 다시 도전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퇴직후 백초 효소 담그기 전문가가 될런지도? 꿈이란 항상 희망적이고 즐거운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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