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붓꽃
요즘 등산을 하면 만날 수 있는 꽃은 각시붓꽃입니다.
삼 년 전 우리 집 실개울 건너편에는 조그마한 동산이 있었습니다. 봄이 되고 블도져가 산을 깎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장화를 신고(혹 뱀을 만날까보아), 작은 바스켓 하나, 호미 하나 손에 들고 동산에 올랐습니다. 예상대로 아름드리 나무는 다 베어져 있었고, 산 한 가운데에서부터 터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절벽 같은 산 가장자리는 사실 조금은 위험했지만, 내가 찾던 식물들이 보여서 경사진 산 허리를 내려갔습니다. 거기서 엄지 손톱 만큼 작은 새싹 참취 5 포기, 미역취 5 포기를 캐서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또한 땅두릅이라 불리는 독활도 발견해서 세 포기 캤습니다. 그리고 운좋게 이제 새싹이 갓돋아올라오는 각시붓꽃 한 무더기도 만났습니다.
뿌리가 다치지 않게 호미로 땅을 깊이 파서 캐내었습니다. 각시붓꽃은 소나무처럼 옮기면 잘 살지 않은 성격을 가졌습니다.
우리 집 담 벼락과 이어지는 뒷동산 기슭에 옮겨 심었습니다. 물을 주고 돌봤지만 몸살을 심하게 한 탓인지 나중 꽃봉오리가 올라오자마자 시들어버려 얼마나 안타까웠는지요.
그리고 잊어버렸습니다. 오늘 뒷동산에 심어 놓은 산야초들을 하나하나 관찰하다가 눈에 번쩍 뜨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각시붓꽃이었습니다.
연녹색의 여린 잎과 하늘색꽃, 참으로 조화롭게 피어났습니다.
보통 야산에서 만나는 각시붓꽃은 지난 해의 시든 잎이 그냥 남아 있어서 매우 지저분하게 보입니다.
새잎이 돋기 전에 제가 시든 잎을 전지해 주어서 깔끔한 모습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어디쯤 심겨져 있는 지 찾으셨어요?
지난 주 KT에서 뒷집과 우리 집, 옆 집에 광케이블을 놓는다고 담장 따라 파내고 광케이블선을 놓은 바람에 담장이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땅에 누워 있는 것은 東이 구기자를 삽목해 놓은 것입니다.
뒷동산에서 자라는 쑥부쟁이, 이스라지 나무 한 그루, 찾으셨어요? 오솔길 따라 꽃잔디를 심었습니다.
주황색 줄은 더덕이 감고 올라갈 것입니다. 다섯 포기 심어 놓았던 참취와 미역취는 씨가 떨어져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물로 먹고도 가을이면 흰색과 노란색 꽃으로 장관을 이룰 것입니다.
4, 5, 6호집으로 이어진 뒷동산 오솔길입니다.
♣붓꽃 꽃말 : 좋은 소식, 신비로운 사람, 기별, 존경
♣식물의 특징 : 4월에서 5월 사이 짙은 보라색 꽃이 피어난다. 여러해살이 풀로 잎은 마치 칼자루처럼 길쭉하며 끝이 약간 뾰족하다.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 식물을 만나고 나서 : 보통 붓꽃보다 모양이 작고 앙증스러워 '각시'라는 예쁜 이름을 붙여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칼 같읕 뽀족하고 기다란 잎 속에 살짝 피어나는 붓꽃은 이름 그대로 수줍은 색시 모습과 꼭 같았다.
♣한방에서는 마린자(馬藺子)라 하여 가을에 씨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악창(惡瘡), 위열(胃熱), 지심번(至心煩), 이대소변(利大小便), 부인병, 지혈(止血), 금창(金瘡), 악종, 코피에 사용한다. (2001. 5. 21 jmh문학 서재에 써 놓았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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