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절대 참새를 잡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 성질 급한 참새가 어떻게 제 손 안에 들어 있느냐구요?
그러게요. 해마다 이 맘때쯤이면 새끼 참새가 날기 연습을 합니다. 새끼들은 다 호기심이 많은가 봅니다.
날기 연습을 하다가 열린 창문으로 쑥 들어와서는 나가는 방향을 찾지 못해서 유리창에 부딪히곤 해요. 그러다가 운 나쁘면 학생들에게 걸려서 아이들의 멋진(?) 살아있는 장난감이 되는 겁니다.
제가 아이들보다 먼저 발견하는 행운이 있으면 이렇게 제 손아귀에 들어옵니다. 올해도 제가 아이들보다 먼저 복도로 날아 들어온 참새를 발견했습니다. 몇 번의 뜀박질 끝에 이렇게 참새를 제 손아귀에 넣었습니다.
우선 모델이 되어서 저랑 눈맞춤부터 합니다.
사람 체온이 따뜻하니 새끼 참새는 긴장을 합니다.
아직 새끼 참새이니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지 제 손에서 파들파들 떠는 게 느껴집니다.
해마다 그랬던 것처럼 이왕, 제 손아귀에 들어온 새끼 참새로 우리 반 학생들에게 마술을 보여 주어야겠지요.
어떻게?
우선 왼손에 토시를 끼우고 그 속에 참새를 살며시 숨겨 놓아요.
학생들 앞에 섭니다.
"얘들아, 오늘 선생님이 참새 마술 보여 줄게."
"와! 선생님, 진짜 참새 보여 줄 거여요?"
"그럼, 자, 잘 봐, 지금부터 마술 시작할게."
"짝짝짝, 얼른 보여 주세요."
"응, 수리수리 마수리, 참새 나와라, 짠!"
그러고선 토시 속으로 왼손을 잽싸게 집어 넣어 참새를 잡은 후, 손바닥을 펼칩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참새는 제 손바닥에서 보기 좋게 공중을 향해 날아오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환호를 하며 좋아서 어쩔 줄 모릅니다.
그리곤 저를 대단한 마술사 선생님으로 바라봅니다.
올해도 이렇게 우연히 날아든 새끼 참새 덕분에 멋진 마술을 했습니다.
마술의 마무리는 새끼 참새를 안전한 장소에 놓아주는 것입니다.
교정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바로 학생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는 장소입니다. 마침 건물과 건물 사이 학생들이 드나들지 못하는 곳을 찾아내었습니다. 철망 사이로 참새를 쥔 제 손을 집어 넣고 손바닥을 펼쳤습니다. 제 손안에서 호시탐탐 도망칠 궁리를 하던 참새는 종종 걸음으로 몇 걸음 걷더니 보기 좋게 공중을 날아오릅니다. 올해의 새끼 참새도 날기 연습을 잘 하였으니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2008년 6월 24일 내 손안의 참새
2008년 11월 21일 내 손안에 들어 온 멧새
참새 소재 동화 소개 - 클릭해서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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