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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탐사 animal exploration/조·양서류

보호색옷 입은 청개구리와 황금옷 입은 멧새의 특별 방문

by Asparagus 2008.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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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색옷 입은 청개구리와 황금옷 입은 멧새의 특별 방문

2008년 11월 21일

첫추위가 찾아온 날, 난로를 피워 따뜻한 교실에 손님이 찾아들었습니다. 

어디에서 나타났을까요? 겨울로 접어든 이 계절에...

업무를 보는 내 앞으로 무엇이 폴짝 뛰어올랐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책상 위에 올라온 청개구리를 살며시 쥐고서 어떻게 할까? 잠시 생각했습니다.

손톱보다도 작은 청개구리의 몸이 동면하기 위해 흙과 같은 보호색으로 변신까지 하고선 왜?

 꽃삽으로 화단에 묻어 주었습니다. 내년 봄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청개구리를 땅에 강제 동면시키고, 교실로 들어오니 어머? 이런 일이?

환기시키기 위해 열어 둔 창문으로 날아들었나 봐요. 국화화분 근처에 멧새가 있어...

 제가 멧새를 일부러 잡았을까요?

 과학실에 가서 사육상자를 가져와서 그 속에 넣었습니다.

좁쌀과 국화  몇 송이와 물을 넣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녀석은 거들떠도 안보았습니다.

 창공을 마음대로 날던 녀석이니, 좁은 사육장이 당연히 맘에 들지 않나 봐요.

들어올 땐 언제고 갇히니 호시탐탐 나가려고 애를 쓰는 것이 안쓰러웠습니다.

 다시 멧새를 살며시 쥐었습니다. 녀석은 제 손아귀에서 그냥 가만히 있는 거여요.

 웃긴 녀석이잖아요?

 창문을 열고 손바닥을 펼쳤어요.

 그런데, 이 녀석 좀 보세요. 숫제 제 손바닥에 주저앉아 눈까지 감고 죽은 시늉을 하는 거여요.

"야, 얼른 날아가!" 하고 손바닥을 흔들었더니, 녀석이 드디어 날아올랐어요.

어디로 날아간 줄 아세요?

녀석은 소나무쪽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창문으로 날아들었어요. 우리 교실 속으로 말이어요.

 

이십일이 지난 지금까지 멧새는 우리 교실에 살고 있어요.

사육상자가 아닌 교실 천정과 바닥을 제 맘대로 누비면서 말이지요.

신통한 것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에는 절대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요.

(비밀인데요^^)

우리 교실의 주인인 우리 반 제자들은 멧새가 교실에서 곁방살이를 하고 있는 것을 지금까지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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