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4 금 맑음
나무나팔꽃-브라키스콤 '점보 옐로우' | Brachyscome segmentos hybr. 'Jumbo Yellow' 바깥 온도계가 영하를 가리키든말든 하루종일 햇살이 비쳐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는 봄날입니다. 이 한 겨울에 노랗게 피어난 나무 나팔꽃입니다. 추운 겨울날, 샛노랗게 피어나는 나무나팔꽃 감상하니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보소소한 솜털이 뒤덮힌 병아리가 생각나지 않으세요? 꽃송이가 참으로 큽니다. 손바닥만큼... 그러고 보니 얘는 환경이 맞으면 일 년 열두 달 꽃이 피고 지는 열대식물입니다. 옆모습도 맘에 들어요. 향기가 없다는 것이 흠? 꽃봉오리입니다만, 지난 몇 년간 관찰해보니 꽃이 핀 후 삼일 만에 다시 봉오리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봉오리 속엔 활짝 피어났던 그 샛노란 꽃잎을 돌돌 되말아 넣어서 원래 모습으로 만든 후, 봉오리 같은 모습으로 땅으로 떨어지더라고요.
필 때보다 낙화할 때 모습이 아름다운 식물, 우리 사람들이 닮고 싶은 모습이 아닐까요?뒷마무리가 깨끗한 그런 사람. 줄기 끝마다 꽃봉오리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다 피어나면 놀랄까 봐 한 송이씩 보여주나 봐요.
2003년도에 젓가락처럼 가늘었던 나무나팔꽃 밑둥치가 손가락 굵기로 자랐습니다. 나무 나팔꽃이 베란다를 휘감아나가고 있습니다. 흰 무늬 벤자민 벤자민벤자민 1994년 어느 여름날, 옆집 아주머니가 전지하여 준 가지 두 개가 이렇게 거목이 되도록 자랐습니다. 세월이 가니 식물들도 고목 되고, 사람도 고목 되고... 그래도 나랑 함께 오래오래 마음 나누며 살아갑니다. 애정을 준 만큼 기쁨을 주는 나의 사랑하는 식물들. 오늘도 난 이렇게 식물에게 나의 속마음을 속으로만 이야기하며 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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