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베란다에 내어놓았다가,
퇴근과 동시에 안방으로 초대되는 제라늄.
수줍니?
네가 피어나서 세상이 밝을까?
세상이 밝아서 네가 피어나니?
천천히 한 송이씩
활짝 피어나는 질서
붉은 색 꽃이 피어나는 제라늄은 잎에 나타나는 무늬도 진하다.
붉은 꽃 닮고싶어 잎도 붉게 물들었다.
붉게 물들고나면 꽃잎처럼 떨어져야 한다.
활짝 다 피고나면 속절없이 낙화하리.
내 삶의 온 정열을 다 태웠다는 것을 깨닫고나면,
그 뒤에 찾아오는 허무감은 어찌하지?
이제부터 덜 열정적으로 살고
주어진 역할에 적당히 농땡이도 부리며
적당히 눈 감아주고
적당히...
적당히...
인생의 뒤뜰에는 허무감이 자라지 않도록
이제부터
적당히 라는 잡초를 최우선으로 키워야겠다.
살아온 반평생이 너무 버거웠다.
반응형
'식물 탐사 Plant Exploration > 제라 예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콤한 사과 향기에 취하다. (0) | 2011.03.23 |
---|---|
지금껏 어느누구에게서도 단 한번도 이겨 본 적 없다. (0) | 2011.02.21 |
무늬 제라늄 (0) | 2011.02.10 |
단풍 제라늄 (0) | 2011.02.10 |
정열의 새빨간 제라늄 (0) | 2011.02.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