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예찬하고 또 예찬하며
세상의 많고 많은 꽃들이 피고 진다.
세상에는 많고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사라져 간다.
사람들은 자기 입장만 생각하지.
나 역시 그렇고말고이다.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왜 말하지 못하였을까?
무조건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것만이 최선이었을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심판자가 없다.
심판자는 오로지 자기 양심일 따름이다.
양심이 두텁다는 사람
양심 없다는 사람
양심껏 산다는 사람
양심도 두 얼굴인가?
다른 이들과의 말다툼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아니, 말싸움이 되지 않도록 시작 초기부터
나도 모르게
"잘못했습니다. 제가 오해했나 봅니다. 미안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하고야 만다.
그럼, 나의 그 말은 상대편에 대한 진실일까?
아니다.
내 양심은 절대로 아니었다.
잘못한 일이 아님에도 잘못했다고 하고 나서는
나 혼자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반드시
그리고 꽁꽁 앓는다.
불면증으로, 심장 떨림(부정맥)으로, 심장 눌림으로...
꽃들의 세계도 그럴까?
우리 인간이 바라보기엔 그럴 일이 없을 것 같다.
복잡하면 복잡한 대로 복닥거리며 각자가 알아서 꽃봉오리를 이리저리 돌릴 뿐이다.
서로 부딪히고 겹쳐지면서 세상 빛을 향한다.
그래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조화를 이루어 피워 올리는 꽃들의 축제,
난 언제쯤이면
나의 이 오래된 바보 같은 내 양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다.
이 글을 쓰며 생각하니
이 세상에서 내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분이 딱 한 명 계신다.
바로 올해 아흔셋 되신 친정 엄마이다.
어렸을 적부터 내 투정 다 받아들여 주었던 친정 엄마,
아흔셋 되셨어도
내가 억울하다고 하면 다 들어주시고
"그래, 니가 참아라, 니가 참으면 니 아이들이 잘 된다."
그러고 보니
친정 엄마의 이 말씀 한 마디에
난 누구에게도 이길 수 없는 사람 되어 살아왔구나.
언젠가 어머니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시면
그땐 또 어머니가 그리워서라도
난 이 세상에서 싸움(말다툼)에서 꼴찌 하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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