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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식물 탐사 Plant Exploration/제라 예찬

지금껏 어느누구에게서도 단 한번도 이겨 본 적 없다.

by Asparagus 201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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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예찬하고 또 예찬하며

세상의 많고 많은 꽃들이 피고 진다. 

 

 세상에는 많고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사라져 간다.

 

사람들은 자기 입장만 생각하지.

나 역시 그렇고말고이다.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왜 말하지 못하였을까?

무조건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것만이 최선이었을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심판자가 없다.

심판자는 오로지 자기 양심일 따름이다.

 

양심이 두텁다는 사람

양심 없다는 사람

양심껏 산다는 사람

 

양심도 두 얼굴인가?

 

다른 이들과의 말다툼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아니, 말싸움이 되지 않도록 시작 초기부터

나도 모르게

"잘못했습니다. 제가 오해했나 봅니다. 미안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하고야 만다.

그럼, 나의 그 말은 상대편에 대한 진실일까?

 

아니다.

내 양심은 절대로 아니었다.

 

잘못한 일이 아님에도 잘못했다고 하고 나서는

나 혼자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반드시

그리고 꽁꽁 앓는다.

불면증으로, 심장 떨림(부정맥)으로, 심장 눌림으로...

 

꽃들의 세계도 그럴까?

 

 우리 인간이 바라보기엔 그럴 일이 없을 것 같다.

 

 복잡하면 복잡한 대로 복닥거리며 각자가 알아서 꽃봉오리를 이리저리 돌릴 뿐이다.

 

 서로 부딪히고 겹쳐지면서 세상 빛을 향한다.

 

그래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조화를 이루어 피워 올리는 꽃들의 축제,

 

난 언제쯤이면

나의 이 오래된 바보 같은 내 양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다.

이 글을 쓰며 생각하니

이 세상에서 내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분이 딱 한 명 계신다.

바로 올해 아흔셋 되신 친정 엄마이다.

어렸을 적부터 내 투정 다 받아들여 주었던 친정 엄마,

 

아흔셋 되셨어도

내가 억울하다고 하면 다 들어주시고

"그래, 니가 참아라, 니가 참으면 니 아이들이 잘 된다."

 

그러고 보니

친정 엄마의 이 말씀 한 마디에

난 누구에게도 이길 수 없는 사람 되어 살아왔구나.

 

언젠가 어머니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시면

그땐 또 어머니가 그리워서라도

난 이 세상에서 싸움(말다툼)에서 꼴찌 하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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