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꽃봉오리 만드느라 수고한 대화금과
일년 만에 꽃을 피운 창각전 꽃을 감상하며 든 생각입니다.
'고맙다'
인사 해야하나?
'뭐 이런 꽃을? 이것도 꽃이냐?'
핀잔을 해주어야하나?
내 속마음은 솔직히 후자입니다만, 눈으로 봐서 마음에 안드니,
보이지 않는 마음의 눈으로 다시 한번 꽃을 감상해 봅니다.
그들의 장점을 발견해내려고 합니다.
꽃잎도 꽃받침도 초록인 아이.
별처럼 생긴 아이.
너무 조그마해서 눈에 뜨일락말락하지만
눈여겨 보니 어여쁜 별꽃으로 보입니다.
초록 양파같던 몸체는 따가운 햇살에 바래어 누렇게 변해버렸습니다.
새장에 갇힌 새처럼 창살 화분에서 자라는 청각전, 덩굴성 줄기여서 저렇게 키우지 않을 수 없었어요.
양파같은 구근도 신기하고 바닷속에서 자라는 청각잎 닮은 것도 신기하고 잔잔한 별처럼 피어나는 초록꽃도 귀엽습니다.
밋밋한 대화금 꽃을 감상해봅니다.
처음 본 순간 '엇? 너 뭐야? 무슨 꽃잎이 요래 작아?'
꽃이 꽃같지 않다고 실망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름대로 질서와 색감의 조화가 참 잘 어울립니다.
목대 하나는 기린만큼 길어요.
날카롭고 씩씩하게 생긴 대화금 잎 속에서
꽃대 삐죽히 올라온지 무려 석 달만에 핀 꽃은 여리디여린 잔잔한 꽃입니다.
자기 몸체에 비해 꽃대가 얼마나 긴지 한번 비교해 보세요.
잠수망원경? 죽죽죽 벋어나서 세상 구경을 하려는지, 아니면 세상에 제 존재를 드러내고 싶은건지는 대화금만이 알 일입니다.
꽃이 꽃같지 않다는 것은 인간들의 이기심이고, 자세히 들여다보며 감상해보니 참으로 신기하고 오묘한 꽃들의 세계입니다.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각자의 독특한 개성이 담긴......
세상에는 못생긴 꽃은 없다. 못난 마음은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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