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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고운 마음

멀리서 온 밥도둑과 어여쁜 아기들

by Asparagus 2011.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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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물을 받았습니다.

오후에 택배기사가 커다란 상자를 현관 앞에 내려놓으면서

"참외인 것 같습니다."

이러고 갔어요.

 

택배 박스가 참외박스였거든요.^^

묵직한 상자를 개봉하고 세 번 놀랐습니다. 

 '이기 다 뭣인가요? 하나하나 개봉하며 놀란 순서는 바로...

 

첫번째가 봉지에 바리바리 싸서 보낸 밑반찬들입니다.

 묵은 지 갓김치입니다.

 먹을 만큼만 썰어서 담았어요. 東이 맛을 보더니 갓김치를 냄비 밑에 깔고 고등어조림하면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른다나요? 저녁 때 당장 마트에 가서 고등어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 놓았어요.^^

 택배 도착할 땐 알맞게 맛이 든 무 김치입니다.

 잔치 국수 말아서 함께 먹으면 맛이 환상적이어요.

 우와, 난생처음 만난 죽순 장아찌입니다. 아삭아삭하고 죽순향이 그냥 살아 있어요.

그리고 커다란 무 장아찌, 무 장아찌를 정말 좋아하는데, 커다란 무 장아찌를 이렇게나 많이 보내주었으니 올 여름은 밥이 그냥 넘어가겠어요. 여름에 다이어트 계획했는데 무 장아찌와 죽순 반찬을 먹으면 더 효과만점일 것 같아요. 

 여름엔 땀을 많이 흘리니 적당한 염분 섭취도 건강에 좋다네요.

 초고추장입니다. 뜬금없이 왠 초고추장까지? 이렇게 생각하며 개봉도 하지 않았어요.

 저는 반찬을 그릇 그릇마다 담고, 상자 정리를 해 주던 東이 신문지에 감싼 것을 꺼내어 주며 말하네요?

"이것은 안풀고 버리냐?"

"네? 그것 꽃 찌그러지지 말아라고 뭉쳐놓은 신문지 아니어요?"

내 말을 들으면서 신문지를 펼치니 반찬 한 가지가 더 나왔습니다.

"휴, 큰일날뻔 했다. 초고추장으로 무쳐 먹으라고 보낸 고들빼기랑 냉이잖아?"

 

저녁에 초고추장에 무쳐서 먹었어요. 초고추장 맛과 어우러진 나물맛,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냥, 한 마디로 위의 반찬이 모두 밥도둑이었습니다.

 

두 번째 놀란 것은 바로 빈화분입니다.ㅠㅠ

이 많은 포트에 무엇을 다 심을까요?

걱정했지만 삼 분도 되지 않아서 너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빈 화분마다 제가 키우는 식물 조금씩 나누어 삽목하기에 딱 알맞은 크기의 포트들이니깐요.

 

마당에 나가서 당장 빈 화분 몇 개에 이 것 저 것을 잘라서 삽목해놓았습니다.^^

마당 있는 주택에 사니 화분 흙 구하기는 식은 죽먹기이지만, 삽목 포트는 귀하잖아요?

 

세번째 놀란 것은 바로 이 어여쁜 식물들입니다.

무늬 조릿대랑 꽃이 참 어여쁘게 피어나는 리시안서스, 그리고 줄무늬 무릇입니다.

 

이 많은 것을 말도 없이 보내준 똥구리님,

잘 키우고 잘 심고, 그리고 바리바리 싸보내 준 정성어린 음식 국물 하나 안버리고 알뜰하게 잘 먹겠습니다.

똥구리님, 고맙습니다. 언제까지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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