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님,
어여쁜 화분에 심겨진 라우이랑 능유 잘 받았습니다.
포장지를 풀면서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인연을 생각했어요.
보라님이 서울에서 강화 석모도 보문사에 벼르고 별러서 기도 드리려 갔다가 거기에서 뜻밖에도 꿈에도 생각못한 부녀 상봉을 한 것, 이야기만 들어도 공연시리 가슴이 뛰었어요.
저희 친정 아버지도 살아계셨을 때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났더라면 얼마나 반가웠을까? 상상하다가 문득 옛날 옛적 제 처녀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지금의 남편이 대학 1학년 이맘때쯤이었대요.
친구들과 대구 동화사에 갔다가 대웅전 앞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신 저희 친정 아버지를 만났대요. 반갑게 인사하고 헤어졌다고 저에게 말해주었더랬어요. 친정 아버지는 그때 만난 그 총각이 몇 년 뒤 사위가 될 줄은 꿈엔들 알았겠습니까? 그때 그 시절 우리 친정에서는 설마 막내딸이 그 총각과 연애하고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겠지요?
보라님 블로그에 올려놓은 강화 석모도 보문사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언젠가 나도 꼭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 깜짝 이벤트로 올려놓은 글을 읽고 잠시 머리가 아팠어요.^^
이번에도 이벤트를 포기할까 어쩔까 생각했거든요?
포기하려니 제 머리 속엔 온통
'도대체 보라님이 만난 그 분은 누구일까? 남자는 분명한데...누구지?'
그렇게 생각하다가 무릎을 쳤어요. 절대 찍은 것이 아닙니다.
거의 정답이 아니구요. 전 100% 맞췄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사랑이 아닐까? 생각한 분들도 있었지만
첫사랑에게는 절대 '아주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말못하잖아요? 그게 바로 힌트였더라구요.
뜻밖의 장소에서 부녀가 상봉했는데, 그 기쁨을 이벤트로 내어서 맞춘 사람에게 다육이를 보낸다는 발상을 한 보라님이 참 대단합니다.
'꽃들의 향연' 다육이 화원은 포장도 이렇게 꼼꼼히 잘해주더라구요.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상품 포장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라우이와 능유 화분 세 개입니다.
포장하느라 분이 좀 벗겨졌을 거고, 제가 푸느라 또 분이 좀 벗겨졌습니다.
보라님! 친정 아버지와의 만남이 얼마나 반가웠습니까?
보라님과 친정 아버지가 뜻밖의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 반가워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저도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가 많이 그립습니다.
친정 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회도 자주 사드릴 형편이 이젠 되는데요. 그렇게 좋아하시던 약주도 매일 사다 드릴 수 있을텐데요.
사람은 세월을 기다리나,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까?
이젠 월급도 많이 받으니 용돈도 넉넉히 드릴 수 있을텐데요.
아버지 모시고 멋진 식당에 가서 맛있는 요리도 얼마든지 사 드릴 수 있는데요.
오늘 받은 이 선물 속에는 보라님 친정 아버지뿐만 아니라 오래 전에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를 회상합니다.
보라님의 친정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 따뜻한 그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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