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어머니는 어찌 그리 산나물 종류를 많이 알고 계시는지 정말 신기했습니다.
친정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산나물 종류를 전수 받으려고 일요일이면 엄마를 모시고 산에 갔던 40대 시절이 생각나요.
"이건 도라지, 이건 더덕."
"이건 딱주잎이다. 딱주나물은 아주 맛이 좋은 고급산나물로 쳐준데이."
"이건 불메나물이다."
"이건 삽주라 카는 기다. 뿌리는 보약제로 쓰이는 창출, 백출이라고 안하나? 삽주싹도 맛이 좋아서 고급나물이데이."
"어? 이건 주치이다, 옛날에는 주치가 아주 많았는데 요즘은 통 안보이더만... 주치는 뿌리를 캐서 달여 먹으면 혈액순환에 아주 좋은 기데이."
친정 어머니 말씀은 전부 사투리이니 집에 와서 백과사전을 뒤져도 가르쳐 주신 산나물의 원이름은 찾아내지 못하는 것도 많았습니다.
몇 년을 모시고 다녔지만 산에만 가면 그 나물이 그 나물 같았습니다.
뒷동산에 심어놓은 미역취입니다. 친정 어머니가 이름 가르쳐 주었던 산나물 중 한 가지입니다.
가을이 되니 이렇게 꽃이 샛노랗게 피어나서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것 같습니다.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 키도 엄청 크군요.
미역취 잎입니다. 초봄엔 갓돋아난 잎이 미역처럼 부들부들하고 윤기가 좌르르 흐른답니다.
초롱꽃 닮았지요? 얘가 바로 친정 엄마가 딱주라고 말한 산나물이어요.
표준말은 잔대였으니, 제가 이름 알아내는데 얼마나 고생했는지 짐작이 가지요?^^
잔대 종류가 참 많더라구요.
초롱꽃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지역에 따라 딱주, 사삼, 남사삼, 조선제니, 박마육잔다. 잔다구 등으로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인삼, 현삼, 단삼, 고삼과 함께 다섯 가지 삼의 하나로 꼽아 왔으며 민간 보약으로 널리 쓰입니다. 허약자나 앓고 난 뒤, 여러 가지 만성 소모성 질병, 만성 호흡기 질병, 빈혈과 건위, 만성 위장염에 약재로 쓰이고, 강심 작용이 있고, 정신을 안정시킨다고 합니다.
더덕처럼 양념을 해서 구워 반찬으로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잔대 뿌리는 그 생김새가 인삼을 닮았지만 약효와 쓰임새는 인삼과 다릅니다.
특히 잔대는 독을 풀어주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갖가지 독으로 인하여 생기는 모든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친정 어머니에게 몇 년간 산나물 이름을 배웠는데 언젠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니가 내보다 산나물 이름을 훨씬 더 많이 아는구나. 그리고 니는 우예 그리 눈이 밝노? 산나물을 잘도 찾아낸다. 그라고 이제 엄마는 다리에 힘이 없어서 산에 못가겠다."
그렇게 말씀하셨을때의 친정 어머니 연세가 여든 일곱이셨습니다.
불메나물이라고도 하고 불미나물이라고도 하는 그 식물 이름은 멱쇠채라는 것을 나중 식물도감에서 겨우 찾아내었습니다. 사투리와 전혀 틀린 불미나물, 불메나물이라는 식물, 이름 알아내는데 참 어려웠습니다.
아직도 정정하신 친정 어머니가 계셔서 마음 속으로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불메나물 -불미나물
멱쇠채 (경상도에서는 미역을 멱이라고 발음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름에 멱이 들어갔나 봐요)
쇠채 / 꽃받침의 길이가 꽃잎보다 짧다.
쇠채아재비 / 꽃받침의 길이가 꽃잎보다 길다.
멱쇠채 / 키가 매우 작고 이른 봄에 핀다.
잎이 미역줄기 닮았다고 멱쇠채
과명 : 국화과
이명 : 좀쇠채 누은쇠채 미역쇠채 눈쇠채 애기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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