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3일 토 맑음
낮 기온이 영상 13도를 가르키는 완연한 봄날이다.
오후에 집 주변 들판으로 냉이를 캐러갔다.
황량한 들판엔 꽃다지가 벌써 노란 꽃을 피워올리고 있다.
아직 때가 이른가?
캐려는 냉이가 보이지 않는다.
봄이면 지천으로 돋아나던 그 많은 냉이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마음 속으로 실망하다가 문득 식물의 생태를 생각해보았다. 겨울을 지난 냉이는 보호색을 띄고 자란다. 시커머티티한 흙색과 흡사하여 서서 보면 구별이 잘 안되기 때문에 앉아서 찾아야 한다. 산을 개발하여 만든 밭에 쪼그리고 앉아서 자라는 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어쩌면!'
이름 자체가 바로 꽃인 "꽃다지" 꽃봉오리
봄 들판에 가장 먼저 피어나 벌써 씨앗까지 만들고 있다.
금이 지천인 곳을 노다지라고 하듯이, 노란꽃이 지천이어서 꽃다지라 이름 지은건가?
궁금증은 지식을 낳는가? ^^ 꽃이름에 대한 어원을 알아보니 참 그럴 듯하다.
'꽃이 다닥다닥, 닥지닥지 붙어서 피어나는 모습'에서 '꽃다지'라는 이름이 탄생된 것이라고 한다.
꽃말 또한 절묘하다 . 꽃다지의 꽃말은 바로 무관심이다. 관심이 없으면 주변에 아무리 많이 자라도 눈에 뜨이지 않으니 사람들은 이 자그마한 들꽃에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가?
꽃다지와 냉이
냉이. 캐니 뿌리가 땅 아래로 손가락 길이보다 더 길게 뻗어있다. 냉이 뿌리가 길수록 지난 겨울은 추웠다는 증거라고 한다.
앗? 곰보배추?
곰보배추도 조금 캐고...
한 시간 정도 캐니 가지고 간 비닐봉투에 한가득이다.
깨끗이 씻고 다듬어서 만들 요리로는 냉이국, 냉이무침, 냉이 장아찌? 머리 속에 그렸다.
집으로 오는 도중 지난 해 여름에 알게 된 이웃 동네 다육이 마니아 집에 구경갔다.
앞 마당에 사각 비닐하우스를 만들어서 석유난로, 전기난로로 난방을 해주며 월동시키는 모습.
그 집 남편이 해마다 이렇게 공을 들여 다육이 겨울나기 하우스를 만들어준다.
적당한 온도와 종일 받아들이는 햇살로 인해 다육이들이 보기좋게 물이 잘 들었다.
친절한 이웃도 만나고, 어여쁜 다육이들 감상 잘하고, 손에는 향기 가득한 냉이도 한보따리 들고 논둑길을 걸어서 집에 온 봄날 오후.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 > 녹색 장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렇게 좋은 물건을? (0) | 2012.03.10 |
---|---|
새들도 회의 하나? (0) | 2012.03.04 |
삼일절 노래 (0) | 2012.03.01 |
이런? 계란찜 점심 선물받다. (0) | 2012.02.29 |
잔디밭에 불 놓기(잔디밭 태우기) (0) | 2012.02.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