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마음 탐사 mind exploration/母子 대화

방구들 귀신 아들이 찍어준 꽃과 벌

by Asparagus 2012. 5. 28.
반응형

집에 오면 방에만 틀어박혀 있다고 어른들이 방구들 귀신이라고 했던 그 말이 문득 생각납니다.

 

식사 할 때 이외엔 어쩌면 그리도 꿈쩍을 하지 않는지... 물론 주중에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연구실에서 현미경 들여다보며 실험 하였으니 피곤하기도 할 거라고 이해는 하지만, 속으로 저 혼자

'화내? 말아? 그냥 참자.'

늘 이런 갈등을 겪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아침을 먹고나서 왠일로 이러는 겁니다.

"엄마, 카메라 좀 주세요. 꽃 사진 찍게..."

"응? 뭐 잘 못 먹었어?" 

 현관 입구에 놓여진 벤쿠버 제라늄

 댓잎 둥굴레꽃송이들

 '아마도 벌에 초점?'

 알프스 민들레

 

 마아가렛

 랜디 제라늄

 한련화

 페튜니어

 붓꽃

 독일붓꽃

 독일붓꽃과 노랑꽃창포

 '짜쓱, 지금부터 벌 동선에 촛점?'

 '와, 완벽한 벌과 패랭이꽃'

 '우와, 아들. 벌이 이렇게 멋진 옷을 입고 다니는 줄 처음 알았다.'

 '어머나? 벌이 식사하는 모습을 이리도 정밀히?'

 '꽃가루 물고 가는 벌?'

 

'오잉? 벌이공중에서 날갯짓하는 모습을?'

'나도 나름대로 사진 잘 찍으려고 했는데 아들에게 완전히 밀려버렸다.ㅠㅠ'

현관 입구에 심어놓은 오공국화를 찍고 집안으로 들어와서 카메라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곤 다시 제 방에 틀어박혀 종일 침대 위에서 뒹굴다가 저녁때 학교 기숙사로 가버렸습니다.

'에휴, 누굴 나무래나? 방구들 귀신, 이런 것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희 부모 꼭 닮는다니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