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생물학회 무사히 참석하고 집에 온 똘지가 선물을 테이블 위에 주루룩 늘어놓았습니다.
"우와, 형이 울 돼지 사왔네?"
"야는 누구고?"
"아, 가는 우리가 연구하는 벌레임"
"바이러스도 눈이 있나?"
"ㅎㅎ 아니, 재미있으라고 눈 하나 그려 넣은 거..."
벌레는 영어로 설명이 씌여있어서 아들 앞에서 아는 척하느라... 응, 응, 뭐 이런 것이군....(와우, 자존심 상해, 해석해 달라고 하려다 말았음^^)
"이건 엄마, 아빠 한 알씩 챙겨 드세요. 그리고 엄마가 좋아하는 와인입니다."
"지금까진 똘지가 사온 선물이고... 그럼, 울 돼지는 엄마에게 무슨 선물 사왔니?"
"히히, 제가 바로 엄마 선물이에요."
"그런가? 오냐, 고맙구나, 내 선물. 하하하"
멧돼지 석부작이 세 母子가 나누는 이야기를 알아듣고 빙긋이 웃고, 2년전 미국에서 돼지가 사 온 나무 돼지는 눈이 똥그래지고, 똘이가 사온 분홍 돼지는 한국말을 못알아들어 멀뚱멀뚱 쳐다봅니다.^^
벌레 앞에 놓인 것은 똘지가 기내 간식으로 나온 땅콩을 먹지 않고 들고 왔대요.
"응? 이 종이쪼가리는 뭐꼬?"
"응, 그거.... 미생물학회에서 나 용돈하라고 보태준 거..."
"응? 너 발표 잘했다고 상금 받았구나? 암튼 축하해"
거금 500불 수표를 받아서 온 똘지야, 기특하구나.
발표 잘하고 무사히 귀국한 아이들 눈을 즐겁게 해주려고 식탁 위로 꽃들을 주루룩 늘어놓아주었습니다.
"벨루스, 칠석장, 네오마리카 글라실리스, 미시즈 폴락이 피운 꽃 좀 봐라"
"똘지야, 돼지야. 꽃 이쁘지? 이쁘지?"
나의 마음과 달리 아이들은 어여쁘게 피어난 꽃들에게는 거의 관심없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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